지난달 28일 방송된 MBN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은 TOP8이 '1대 트롯맨' 자리를 놓고 막판 경쟁을 벌이는 결승전 1·2라운드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황영웅은 준결승전 3위 박민수와 유진표의 '천년지기'로 맞붙어 233점을 획득했다. 손태진에 이어 2위에 오른 황영웅은 2라운드에서는 송광호·김철민의 '안 볼 때 없을 때'를 불러 1위에 올라섰다. 1·2라운드 연예인 대표단 점수·국민 대표단 점수·실시간 문자 투표를 합산한 최종 결과 결승전 1차전 1위는 황영웅이 차지했다. 결승 2차전은 다음 방송으로 미뤄져 1대 트롯맨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유력한 1위 후보인 황영웅 띄워주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황영웅은 '국민응원 투표 1위' '음원 판매 1위' '준결승 전체 1위' 등 화려한 수식어들로 소개됐고, 상해 전과 및 학폭(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의혹 등 각종 논란은 지워졌다.
황영웅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듯 입을 열어 "죄송하다. 다음주 최종에서 1위가 됐을 때는 상금에 대해서 사회에 기부하고 싶다. 이 말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황영웅의 '하차'를 촉구하고 있다.
설상가상 결승 1차전 집계 과정에 오류가 발생해 6위인 공훈이 4위로 발표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제작진은 방송 이후 뒤늦게 이를 정정, 사과했지만 여론을 수습하긴 역부족인 모양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결승 1차전 최종 순위 발표 당시, 4위로 발표된 공훈씨의 점수가 잘못된 엑셀 수식으로 인한 오류임이 파악됐다"면서 "공훈씨가 결승 1차전에서 받은 문자 투표수는 13만726표이고, 이를 배점 방식으로 환산하면 452.38점이 되어야 하나, 문자 투표 점수 합산 과정에서 계산 오류가 발생해 588.10점으로 책정되는 착오가 발생했다. 문자 투표 집계 자체는 오차 없이 정확하게 완료됐기에 실제 결과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방송 당시 4위에 올랐던 공훈의 순위가 정정 되면서 결승 1차전 최종 순위는 1위 황영웅, 2위 손태진, 3위 신성, 4위 민수현, 5위 박민수, 6위 공훈, 7위 김중연, 8위 에녹이 됐다.
공정성이 중요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투표 집계에 따른 순위 결정에 이 같은 치명적 실수가 발생했다는 점 역시 질타의 대상이 됐다. 무엇보다 각 후보들을 응원하며 한 표를 행사했던 시청자들은 허탈감과 실망감을 내비쳤다.
트로트 오디션으로 명성 높은 서혜진 PD의 '불타는 트롯맨'은 지금까지 줄곧 10%가 넘는 시청률로 흥행해왔다. 그러나 전과 이력이 있는 황영웅 출연을 강행하면서 남은 결승 2차전이 끝날 때까지 논란이 가속될 모양새다. 특히 폭력 피해자들이 받는 고통을 미디어가 더욱 가중시켰다는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이 '황영웅 카드'를 좀처럼 버리지 못한 가운데 최종 1위 상금은 6억 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