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번 이상 '의료 쇼핑' 시 건보 본인부담금 90%로 확대

외국인·해외 장기체류자는 '입국後 반 년' 지나야 건보 혜택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2023년 3차 건정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

정부가 하루 1회 이상, 연간 365회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의료 쇼핑'에 대해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90%까지 높이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오후 올해 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논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보장성 강화에 방점을 둔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인한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등 급여화의 급격한 확대와 향후 인구 고령화를 감안해 건보 재정 누수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해 복지부는 급여기준 등을 다듬어 확보된 재정으로 필수의료 등 꼭 필요한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노선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두통·어지럼증으로 MRI 검사를 받을 때 사전검사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최대 3회 건보 적용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때만 급여 대상으로 보기로 했다. 복합 촬영은 최대 2번까지만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척추나 어깨 등 근골격계 수술 전 위험도를 평가하려는 목적의 초음파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한해 급여를 적용한다.
 
같은 날 무분별하게 여러 부위 초음파 검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일일 최대 초음파 검사 수를 제한하는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일부 과다한 의료이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도 강화한다. 보통 건보 적용 시 환자 본인부담률은 20% 정도지만, 개인적으로 가입한 실손보험이 있는 경우엔 실질적 본인부담률이 0~4%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연간 365회 이상, 매일 1번 이상 꼴로 병원 외래진료를 받는 사람에 대해서는 본인부담률을 90%로 대폭 확대한다. 불가피한 사례는 예외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다의료 이용자를 등록·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이를 조장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기획조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비급여 및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민간 실손의료보험 점검에도 나선다. 정부는 금융위원회와 협업해 실손보험의 급여·비급여 보장 범위와 수준을 개편할 방침이다.
 
외국인 피부양자 등의 '건보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해외 이주를 신고하지 않은 장기체류 영주권자나 외국인 피부양자에 대해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령 내국인 건보 가입자의 외국인 장인·장모, 대학생 자녀 등은 다른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최소 국내 체류기간(6개월)이 경과해야 피부양자로 등재돼 건보를 적용받을 수 있다.
 
장기 해외체류자는 해외 체류 비자를 확인해 유학생 등의 비자는 즉시 재가입을 허용하고, 영주권자는 '입국 후 6개월 체류' 조건을 적용한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8%'인 건보료율의 법정 상한선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시작하기로 했다. 올해 기준 건보료율은 7.09%로, 최근 추세라면 몇 년 안에 8%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건정심 회의를 주재한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오늘 확정한) 대책은 주로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단기대책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여 기준의 합리화, 의료 이용의 합리화 등을 담고 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 구조개혁 방안도 곧 마련하겠다"며 "9월 건보 종합 추진계획을 세울 때 위원들께도 보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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