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을 때, 이란의 여러 여학교에서 독극물 공격이 잇따라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F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란의 성지 도시인 쿰을 비롯한 여러 지역 여학교에서 수백 건의 독성물질 중독 사건이 발생해 학생 수십 명이 치료를 받았다.
다친 학생들은 호흡기를 통해 일종의 '화합물'인 독성물질을 흡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시민들은 지난해 9월 16일 마하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이후 의문사하자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고, 11월 말은 시위가 전국으로 한창 확산되던 때였다.
특히 이번 반정부 시위는 계층, 지역, 민족을 망라한 각계각층이 동참했지만 특히 여성들이 주도했다는 점이 특색이었다.
Z세대(1997~2012)인 10대 여학생들도 시위에 참여하면서 이번 시위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여학교 독극물 공격'은 이런 10대 여학생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유네스 파나히 이란 보건부 차관은 "누군가가 모든 학교, 특히 여학교 폐쇄를 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30일 쿰의 한 고등학교에서 18명이 증세를 보인 것을 시작으로 12개 여학교에서 학생 최소 200명과 교사 1명이 메스꺼움, 두통,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학생 대부분 짧게 치료를 받았지만, 1주일까지 입원한 학생들도 있고 일부는 몇 달간 증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이 사건으로 당국에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