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상 "민규 형이 득점왕, MVP를 탈 수 있도록 도울게요"

엄원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개막전.

울산이 0대1로 뒤진 전반 43분 엄원상의 동점골이 터졌다. 울산 홍명보 감독이 경기 후 "전반에 동점골을 넣고,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이 큰 흐름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골이었다. 결국 울산은 후반 19분 루빅손의 역전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엄원상은 새로 합류한 동료 주민규에게 공을 돌렸다.

주민규는 K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2021년 22골 득점왕에 올랐고, 2022년에도 17골 득점 2위를 기록했다. 2019년 울산에서의 아픔이 있지만, 다시 울산행을 선택했다. 홍명보 감독도 주민규를 개막전 선발로 선택했다.

엄원상은 "상대가 민규 형을 의식하는 것이 보였다. 슈팅 장면 등에서 2~3명이 붙는 것이 느껴졌다"면서 "골 장면에서도 가운데가 훤히 비어있을 정도로 민규 형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아쉽게 득점왕을 못했지만, 올해 민규 형이 득점왕과 MVP를 탈 수 있도록 한 번 돕겠다"고 말했다.

엄원상에게도 값진 골이었다. 특히 라이벌 전북을 무너뜨린 동점골이었다. 엄원상도 평소와 달리 격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홈 팬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엄원상은 "전북을 상대로 투쟁심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전북에 좋은 선수도 많고, 우리도 좋은 선수가 많다. 사소한 것부터 지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선제 실점 후 울산 팬들이 많이 실망하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전북 팬들이 워낙 크게 응원을 했다. 우리 팬들이 기죽지 않도록 세리머니를 강하게 했던 것 같다. 그로 인해 팬들 사기도 올라가고, 팀도 이길 수 있었다. 과격하긴 했지만, 팀에는 이득이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엄원상은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3경기 12골 6도움으로 울산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당시 주장이었던 이청용에게 MVP를 내줬다. 이청용이 "엄원상에게 미안하다. 울산에서 가장 잘했는데…"고 말할 정도. 게다가 베스트 11 후보 선정에서도 주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을 이청용에게 내주고,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써내야 했다. 17골을 넣은 조규성(전북 현대), 주민규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엄원상도 올해 상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만큼 지난해 빈손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엄원상은 "동기부여가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스스로도 상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수상을 못해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면서 "아무래도 나는 (선수 생활이) 길게 남았기에 많은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올해도 수상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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