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천공 샌드백vs멸공 태극기…李 체포동의 표결 앞두고 쪼개진 광장

오는 27일 李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앞두고 주말 집회
시청역 촛불대행진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김건희부터 특검하라"
윤 대통령·김 여사·천공스승 사진 붙은 샌드백도
삼각지역 맞불보수집회 "이재명 구속하라" "윤석열 잘한다"
맞불집회 측 "촛불집회 참가자가 많이 줄었다, 우리가 이길 것" 자신감도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윤 대통령의 사진이 붙은 샌드백이 설치됐다. 김정록 기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을 앞둔 25일 서울에는 윤석열 대표와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와 이 대표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부터 숭례문까지 28차 촛불대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촛불행동 측의 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포항·강릉·수원·광주·대구·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열렸다. 서울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만명이 모였다.

집회 장소 곳곳에는 '정치검찰 독재정권 윤석열을 타도하자!', '국민은 세금폭탄 정부는 돈잔치 이게 나라냐!', '이상민 탄핵 환영! 김건희 특검가자!'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 김정록 기자

한 부스에는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천공스승의 얼굴 사진이 붙은 공기 샌드백이 설치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샌드백을 향해 주먹을 뻗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흰색 강아지에 '윤석열 탄핵'이라는 글자가 쓰인 옷을 입히고 등장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전면 거부!', '유검무죄 무검유죄'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국회는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주가조작 주범 김건희부터 특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 김정록 기자

무대에 올라선 촛불행동 이무진 자원봉사단장은 "범국민농성을 준비해 윤 대통령이 조급해한다"며 "체포동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켜 윤 정권의 몰락으로 나아가자"고 외쳤고, 이에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강득구·김남국·장경태 의원 등도 참석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촛불행동이 시청역에서 행진을 시작한 그 시각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1번 출구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신자유연대의 '맞불집회'가 열렸다. 맞불집회 참가자는 이날 주최측 추산 500여명으로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맞불집회. 김정록 기자

군복을 입은 한 집회 참가자는 '멸공. 건국대통령이승만'이란 문구와 태극기가 그려진 깃발을 휘둘렀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재명을 구속하라!", "윤석열 잘한다"며 구호를 외쳤다. 빠른 템포의 댄스 음악을 틀고 춤을 추기도 했다.

동대문구에서 온 70대 최모씨는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뇌물을 받거나 잘못을 했으면 처벌을 받고 떳떳하면 버티지말고 (법적으로) 다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넘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적폐청산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열린 촛불집회 측을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무대에 올라 "지금 시청역에서는 저쪽(촛불집회)이 열리고 있다"며 "예전보다 참가자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우리가 결국 이긴다"고 외쳤다.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맞불집회.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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