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사용자의 질문이나 명령에 따라 각종 자료를 수집·정리해 대화체로 제공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설교문이나 기도문 작성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CBS토론에서 챗GPT 활용에 대한 기대와 우려,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 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챗GPT의 등장은 목회 현장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그럴듯한 설교문이나 기도문도 금새 완성합니다.
단순히 본문에 대한 주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 등을 파악해 맞춤형 설교문을 작성하는 수준입니다.
[신익상 교수 /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본문 내용만 설명해 주느냐. 그게 아니라 당신이 처한 상황이 그래? 그러면 이런 쪽으로 설교를 하는 게 어떨까라고 조언까지 해주는 단계까지 이제 온 거죠. 몇 단계를 거쳐서 좀 세밀하게만 (요청)해주면 강단에서 설교를 해도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 온 거예요."
목회현장에서 챗GPT를 활용할 경우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전달해주고, 다양한 관점의 정보들을 폭넒게 제공함으로써 유연한 설교를 도울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또, 교인들이 성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려도 큽니다.
먼저,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사용자가 잘못된 정보나 부적절한 편견에 노출 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단 사이비 단체의 포교활동, 설교 표절, 설교문의 상품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대에 대한 이해와 성령의 조명을 통해 이뤄져야 할 성서 해석과 설교가 자칫 생명력을 잃을 수 있단 지적도 나옵니다.
[장재호 교수 / 감리교신학대학교]
"사실 설교라는 것은 뭐냐하면 본문을 가지고 그 상황에 맞게 자꾸 재해석해서 복음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나가는 작업이거든요. 재해석한다는 것은 그동안 해석하지 않은 방식대로 계속 적용해 가는 방식인데, 그러한 방식은 챗GPT에게 기대하기는 어렵죠."
CBS토론 출연자들은 "급격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정신노동 영역마저 기계가 대체하게 하며, 인간의 영성과 교회의 공동체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와 종교의 가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며 "교회는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기준과 신학적 담론을 제시하며 선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재호 교수 / 감리교신학대학교]
"(교회가) 윤리적인 발전의 가이드라인을 명백하게 제시해줘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교회가 선도적으로 앞서서 이야기를 해줘야 하고요. 그리고 이제 기계가 모든 걸 대체하다 보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부분도 자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잖아요. 그래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것이라는 신학적인 것들도, 중요성도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 줘야 하고…"
또,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 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토론 출연자들은 "전문성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그룹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양분돼
양극화가 극심해 질 것"이라며 "교회 공동체는 평등과 약자에 대한 보호, 공동선에 대한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익상 교수 /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우리가 이때 생각해야 할 영성과 윤리는 그 어떤 때보다 평등. '우리는 모두 대등하다'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이런 시대에도 계속해서 이야기해 줄 수 있겠는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모든 인류가 동등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대상들인가를 교회가 더 고민하고, 어떻게 이 시대에 이야기해 줄 수 있고, 그걸 실현해 나가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챗GPT 현상을 돌아보며 인공지능 시대, 교회의 역할을 논의한 CBS토론, '챗GPT와 교회' 본방송은 오는 3월 11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될 예정입니다 .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조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