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을 향한 수사를 비판한 데 대해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도둑이나 조폭, 깡패, 오랑캐 등으로 낙인찍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오랑캐의 침략"을 빗대어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정치적 언어를 사용해 수사팀을 모멸주기 식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 발언 내용을 보니 검찰 수사팀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이 대표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다"라며 "언론을 통해서보다는 법정에서 수사팀이 제시한 증거나 혐의에 대해 (이 대표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이 대표는 96분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 일상이 되는 폭력의 시대"라며 "오랑캐가 불법적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 격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오늘 본인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 기자회견을 1시간 넘게 한 거 같은데 바로 그 얘기를 판사 앞에 가서 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동의안이라는 말의 어감상 국민들께서 오해를 하신다"라며 "구속 여부를 국회에서 결정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판사 앞에서 심사를 받도록 해달라는 얘기다. 다 조작이고 증거가 없다면 대한민국 판사 누구라도 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가 확보한 돈의 액수가 확정이익 1822억원이 아니라 제1공단 공원화 비용 등을 포함한 5503억원에 이른다는 이 대표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맞섰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대법원 판결에서 쟁점은 배당액이 적정한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환수'라는 표현이 허위인지 여부"라면서 "이 대표의 배임 혐의 쟁점은 모든 사업 비용을 제외한 전체 이익 중 성남시가 받았어야 할 적정한 이익을 받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실제 배당받을 수 있는 돈을 받지 않고 유착된 민간 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준 것이 배임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최근 다시 구속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장기간 자금 흐름 추적을 통해 127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추가로 몰수·추징보전 청구해 법원의 인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찰이 추가로 몰수한 범죄수익 중에는 김씨가 배당수익 등으로 취득한 부동산과 화천대유 명의로 보유한 신탁수익청구권, 김씨 가족 명의로 보유한 부동산, 차량, 수표 등이 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전처분된 대장동 일당의 재산은 총 2070억원 규모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거둔 이익 중 비용을 제외한 상당 부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에 관해서는 계속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처분을 위해서는 필요한 수사 절차를 모두 진행해야 한다"라며 "1심 판결이 난 부분과 이전 수사팀에서 진행한 부분을 모두 고려해서 필요한 추가 수사를 진행한 뒤 사건을 처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