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동지회에 함께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개최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이 이단 '신천지'가 주최한 행사에 최소 2차례 축사를 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2번째 축사의 경우 5·18 단체 대표 명의로 참여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2년 11월 20일 대구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단 신천지 '113기 수료식' 축사 영상에 황일봉 5·18부상자회 회장이 등장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영상에서 "금번 10만 수료식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수많은 사람이 신천지의 말씀을 듣고 수료하게 됐다는 사실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신천지가 대세임을 다시금 증명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황일봉 회장은 개인 자격이 아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 이름으로 축사를 해 5·18 단체수장으로서 이단 신천지 행사에 참여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원 A씨는 "개인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황일봉 회장은 공법단체의 장으로서 엄연한 공인"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집단에 회장 자격으로 축사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B씨도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 자격으로 이단 신천지에 축사를 보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해당 사안을 두고 부상자회 회원 일부가 항의를 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이단 신천지 베드로지파 소속 자원봉사단 광주지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5·18부상자회에 김 50세트를 기부하기도 했다. 당시 5·18부상자회 일부 회원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신천지로부터 물품을 기부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비슷한 시기 신천지자원봉사단은 5·18부상자회에 마스크와 소독제 등이 포함된 방역물품 50세트를 기부해 논란이 일었다.
지역 사회에서는 황일봉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등 논란이 이어지는 집단의 행사에 단체의 직함을 달고 축사를 한다는 건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라며 "특히 5·18민주화운동 등 광주전남 민주화운동과 기독교계와 인연이 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천지 행사에 축사를 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황일봉 회장은 5·18부상자회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이단 신천지 행사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7월 광주 광산구에서 열린 신천지자원봉사단 '나라사랑 평화나눔 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 회장은 전(前) 광주 남구청장 명의로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광주이단연구소 임웅기 소장은 "이단 신천지가 자원봉사나 평화 관련 행사를 주최하며 포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가정 파괴 등 이단 신천지의 사회적 해악을 고려할 때 5·18단체 대표가 신천지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일봉 부상자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사무실을 찾았지만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감사가 진행되고 있어 바쁜 관계로 인터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