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변호사들에게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 변호사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가 구성사업자인 소속 변호사들에게 특정 법률플랫폼 서비스 이용금지 및 탈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구성사업자의 광고를 제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과징금은 변협과 서울변회에 각각 10억 원씩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사업자단체가 구성사업자들에게 특정 플랫폼의 이용과 광고를 제한한 행위를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변협은 2021년 5월 소속 변호사들의 법률플랫폼 서비스 이용을 규제하기 위해 '변호사업무 광고규정'을 전부개정해 홈페이지에 공포했다.
이후 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로톡' 서비스에 가입한 1440명의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4차례에 걸쳐 광고규정 위반에 대한 소명서와 로톡 탈퇴(확인)서 제출을 요청했고 기한 내에 탈퇴하지 않은 220여 명의 소속 변호사 가운데 9명을 징계(견책~과태료 300만 원)했다.
변협은 당시 변호사법의 최종 유권해석 기관인 법무부가 로톡 서비스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했음에도 탈퇴요구와 징계를 강행했다.
서울변회는 변협이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기 전인 2021년 5월 27일 모든 회원들이 해당 규정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면서 로톡 등의 법률플랫폼에서 탈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변협 및 서울변회의 행위는 구성사업자의 광고활동을 직접적으로 제한한 행위로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소속 변호사에 대해 징계권이 있는 변협과, 변협에 징계개시 신청이 가능한 서울변회가 구성사업자에게 해당 서비스의 탈퇴를 요구하고 미이행 시 징계를 예고한 행위는 구성사업자의 사업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변호사간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의 변호사 선택권도 제한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이어 이 사건 행위가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 적용이 배제되는 변호사법에 따른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변호사법이 컴퓨터통신 등 각종 매체를 이용한 변호사 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로톡 서비스가 광고형플랫폼으로서 변호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은 법무부 발표와 서울중앙지검의 무혐의 처분을 통해서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어 광고규정 제정 권한과 소속 변호사에 대한 징계권을 위임받은 변협이 법무부의 해석과 무관하게 자의적으로 로톡 서비스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재단한 것은 변호사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행위라는 점도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은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법률플랫폼 간 경쟁이 가능해져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접근성과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에 대해 변협은 법적조치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변협은 공공영역의 단체인 변협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질서를 규율하는 국가기관인 공정위의 규제를 받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 인지도 의문이며 공정위가 그 본분을 잊고 사기업의 법조시장 침탈의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정위가 헌법기관인 변호사업계를 규율한다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헌법과 법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로앤컴퍼니는 변협의 로톡 탈퇴 종용 행위가 불법이자 불공정 행위임이 드러났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환영했다. 혁신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도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변협 등이 제기한 지난 8년간의 고소 고발 모두 무혐의 처분됐지만 그 과정에서 가입 변호사의 절반을 잃었고 현재 존폐위기에 내몰렸다며 마지막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로앤컴퍼니는 최근 경영의 어려움이 심각해지자 직원 50% 감원을 목표로 현재 희망퇴직자를 모집 중이며 서울 강남 신사옥에서도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
한편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한 변협 처분에 대한 법무부의 판단이 빠르면 다음달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8일 변협으로부터 징계 받은 변호사 9명으로부터 이의신청을 접수했고, 이후 38명의 이의신청을 추가 접수했다.
징계 결정은 이의신청 이후 3개월 안에 내려야 한다. 다만 의결을 거쳐 최대 3개월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