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해 연일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23일 오전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정 열린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경기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사 집무실에 있는 업무용 PC까지 압수수색한 검찰에 대해 개탄보다는 '측은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이처럼 도를 넘는 무분별한 압수수색으로 도대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검찰, 무분별 압수수색으로 신뢰 훼손…무신불립"
검찰을 비판하기 위해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함)'이라는 사자성어도 소환했다.
그는 "국민이 국가의 나아갈 방향에 뜻을 같이 하고 법을 지키며 세금을 내는 것은 그만큼 국가와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이 신뢰가 무너지면 공자가 '무신불립'이라고 말한 것 처럼 제대로 설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도를 넘는 무분별한 압수수색이 검찰뿐 아니라 공직자와 정부의 신뢰를 얼마나 훼손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무슨 압수수색 영장 자판기도 아니고…"라며 경기도에 대한 영장을 잇따라 발부한 법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지사는 경기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조금도 기죽지 말고 숨길 것 없이 당당하게 임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의 행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기도민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도록 업무를 해나가자"고 밝혔다.
"오늘 민(民)주국가 아닌 검(檢)주국가 실체 똑똑히 봐"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전날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했던 수원시와 의정부시의 경기도 남·북부청사와 경기도의회 등 19곳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히 김동연 지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포함해 집무실과 비서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넣어 경기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지난해 7월 취임하며 새로 교체된 김동연 지사의 PC가 2020년 1월에 이미 퇴직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항변이다.
검찰은 김 지사의 PC를 포렌식까지 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청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은 모두 13차례나 이뤄졌다. 한 달에 평균 두 번꼴이다.
김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오늘 민(民)주국가가 아닌 검(檢)주국가의 실체를 똑똑히 봤다"며 "대한민국 시계를 얼마나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가. 이런 무도함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검찰은 이틀째 경기도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나가고 있다.
검찰은 경기도의 반발에 대해서는 "법원의 영장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고 경기도에도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