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고질적인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갈수록 태산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급기야 0.7명대로 떨어졌는데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한 명도 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에 그쳤다.
직전 2021년 0.81명으로 간신히 지켰던 0.8명 선이 뚫리며 0.7명대로 추락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저출산 심각성이 한층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으로, 우리나라(2020년 0.84명) 두 배 수준이었다.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한 명 미만인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통계청은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내년에 0.70명으로 바닥을 찍고 점차 상승해 2031년 1.0명을 시작으로 다시 1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나온 22일에도 통계청은 합계출산율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브리핑에서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으로 떨어졌던 OECD 국가들이 평균 13.6년에 걸쳐 0.35명 정도를 늘린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임영일 과장은 합계출산율 반등은 정부 정책 여하에 달렸다는 점도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 못지않게 심각한 혼인 기피 현상(지난해 혼인은 19만 1697건으로 역대 최소였다)을 해소하고 결혼이 출산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 실효성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회의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범 이후 2021년까지 16년간 정부가 저출산 대응에 쏟아부은 예산은 280조 원이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며 OECD 국가 중 '압도적'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전년 같은 달 대비 출생아 수 연속 감소 기록은 지난해 12월로 장장 85개월이 됐다.
고령화 등에 따른 사망자 수는 매달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지난해 국내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무려 12만 3800명에 달했다.
정부 저출산 대응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던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기존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시작으로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로 상징되는 인구 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