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 아닌 종전 생각할 때"…노벨 평화상 수상자 일갈

후안 마노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5억 달러(6500억원) 규모의 추가 무기지원을 약속하며 우크라이나를 끝까지 돕겠다고 천명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후안 마노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전쟁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전쟁이 초래해 놓은 에너지와 식량 가격의 인상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제3세계들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 그는 "우크라이나는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세계에는 100개 이상의 분쟁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은 사실이지만 석유 가격의 상승과 식량 부족이라는 현실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슬로건은 평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충돌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혼란스럽고 도덕적으로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모든 분쟁과 모든 평화 과정에는 항상 도덕적 딜레마가 있다"며 "평화와 정의 사이에는 갈등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를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무수히 희생된 마당에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취지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이제 전쟁에서의 승리 보다는 전쟁의 종식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서방이 유엔 헌장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을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언급한 세계 100여 곳의 분쟁에 대해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와 같은 수준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이스라엘 정착촌의 지속적인 증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는 국제법 위반이기도 하며 강대국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초점을 맞춘 것은 기후 변화와 싸우는 것으로부터도 관심을 빼앗았다"며 "그것은 우리가 직면한 훨씬 더 우려스러운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71세인 산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 혁명군(FARC)으로 알려진 콜롬비아 반군 단체와 평화 협정을 체결 과정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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