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들은 20일 두 번째 방송토론회에서 누구 할 것 없이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다.
김기현 후보에 대해서 나머지 3명 후보가 KTX 울산역 인근 땅 관련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김 후보 질세라 안철수 후보의 과거 당적과 관련된 '색깔론' 공세로 반격했다.
정책 검증은 실종된 채 과열 경쟁으로 인해 '토건 비리 의혹', 과거 언행에 바탕을 둔 '이념 공세' 등으로 점철되면서 누가 당선되든 후유증을 낳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김기현 '울산 땅' 집중 공세…황교안 "정치생명 걸라" 공방도
이날 MBN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김 후보 소유의 울산 임야 관련 의혹을 가장 강하게 몰아붙인 이는 황 후보다. 그는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변경이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이뤄진 만큼 이것이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 비리'라고 주장하며 "총선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 후보가 지금이라도 용기 있게 사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에 즉각 반박했다. 그는 황 후보에게 "그 정도 판단 능력이니 3년 전 총선에서 참패한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 어떻게 그렇게 네거티브와 가짜뉴스에 올라타나, 많이 급하신 모양인데 그렇게 생떼를 써서 표가 갈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착각"이라고 했다.
양측의 갈등은 '정치생명'을 건 책임 요구로도 비화했다. "김 후보는 해명에 거짓이 있으면 후보를 사퇴하겠나"(황 후보), "불법 개입이 있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 대신 황 후보께서도 이것이 가짜뉴스로 확인되면 정치생명을 거시겠나"(김 후보)라며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양측은 이 과정에서 서로의 발언을 끊거나 단호한 어조로 공격하는 등 다소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천 후보 역시 김 후보를 겨냥한 공세에 힘을 보탰다. 그는 김 후보에게 "울산 땅을 95% 할인해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얼마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매도 호가가 얼마인가"라고 물으며 "(천 후보와 최고위원 김용태·허은아 후보,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후보를 일컫는) '천아용인'이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매수할 생각"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두고 '울산의 이재명'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이런 식으로 프레임이 짜이면 내년 총선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처벌 문제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강하게 여쭙는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신영복·간첩 칭송'…안철수 향한 색깔론
안 후보를 상대로 한 색깔론은 이날 네거티브 일색의 난타전에 힘을 더했다. 안 후보가 과거 민주당계 소속으로서 '친(親)언론노조' 행보나 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조문을 갔던 등 이력이 재차 언급되면서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과거 MBC, KBS 등 언론노조의 파업을 지지했던 점을 거론하며 "지금도 지지하나"라며 공세를 폈고, 황 후보는 "저는 간첩의 장례식장에 가지 않는다. 간첩 신영복을 칭송한 데 대해 해명하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언론노조 파업과 관련해 "당시 일반론을 몇 마디 했을 뿐, (김 후보의 말은) 사실 왜곡"이라는 한편, 신영복 교수 조문에 대해서도 "거기 가서 잘 죽었다고 말할 순 없지 않느냐"고 재차 강변하면서 "그 이후 민주당의 정체를 제대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천 후보를 통한 '우회 공세'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나,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당 대표가 되기에 적합하겠냐"고 질문하며 사실상 안 후보를 겨냥했는데, 천 후보는 이에 "여전히 간첩이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 입을 빌려 안 후보를 공격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셔야겠느냐"며 "직접 말씀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金 "안철수, 과거 밀실공천으로 갈등"…安 "김기현, 말로만 상향식 공천"
김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엔 과거의 공천 문제와 앞으로의 공천 개혁이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과거 밀실공천을 벌였다고 공세를 펴며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3등이었던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 파동이 일어났고, 2018년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서울 노원·송파 보궐선거에서 측근을 공천하겠다 해 당내 갈등이 일어났다"며 "측근공천, 밀실공천, 낙하산공천이 계속되는데 이번에 당 대표가 돼서도 그렇게 안 한다는 보장이 없겠느냐"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에 "여러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며 "제가 잘못했던 부분을 반성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공천안에 대해 어제 말씀을 드렸다"고 변했지만, 김 후보는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다. 이제 안 그러겠다고 하면 그 말이 믿어지겠냐"고 반박했다.
반대로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김 후보는 말로는 상향식 공천을 하신다 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들어본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에 "당헌·당규에 잘 정리돼 있고 필요시 배심원단을 운영할 수도 있다"며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운영하는 사람이고, 운영하는 사람이 밀실공천을 하고 측근공천을 하니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