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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제2의 조두순들, 탈서울 지방으로? 제시카법 반경 직접 그려보니… (계속) |
이를 기준으로 각각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20151곳을 중심으로 반경 500m의 원을 그려보면 대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는 성범죄자들이 거주할 공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성범죄자들이 서울 밖으로 나올 것을 우려하는 경기도 주민들은 서울시민만을 위한 법이라고 말한다.
20일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서울은 초·중·고등학교가 1314곳이, 경기는 2485곳, 경남 983, 경북 956, 충북 478, 충남 725, 전남 857, 전북 770, 강원 648, 부산 616, 인천 540, 대구 453, 광주 314, 대전 303, 울산 243, 제주 200, 세종 100곳이 있다.
유치원의 경우 서울 763곳, 경기 2073, 경남 651, 경북 639, 전남 479, 전북 467, 강원 349, 충남 483, 충북 309, 인천 389, 부산 372, 대구 314, 광주 269, 대전 249, 울산 179, 제주 118, 세종 63곳이다.
언뜻 서울시가 다른 16개 광역시·도, 특히 경기도와 비교해 학교와 유치원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미성년자 교육시설을 표시한 지도를 보면 면적대비 미성년자 교육시설의 밀집도는 압도적으로 높다. 한눈에 봐도 교육시설의 500m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을 찾는 게 어려워 보인다.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거주한 A(38)씨는 "노인이 많거나 개발이 뒤늦게 된 곳이 남은 것으로 지도에 보인다"며 "(미개발 지역) 아니면 상업지구나 직장가가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주 비용이 많이 드는 상업지구 대신 수도권 외곽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범죄자 알림e에 따르면 전국의 성범죄자는 총 3178명이다. 서울은 423명으로 이 가운데 99.8%인 422명이 모두 이주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도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 지역의 지도를 보면 학교가 없는 곳은 대부분 논과 밭, 공항, 공사가 진행되는 신도시로 거주가 가능한 지역이 아니다. 부산의 성범죄자들도 부산을 떠나 인근 경남 지역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부산의 경우 3명 제외한 168명이 미성년자 교육시설 500m 안에서 거주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B(31)씨는 "그런 곳(성범죄자들이 살 수 있는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며 "지금도 친정집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왕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범죄자가 밀집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혹여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아이와 청소년들은 어떻게 보호할지 의문이 든다"고 걱정했다.
경기도에서 일하는 직장인 C(34)씨는 "서울의 성범죄자들이 경기도로 오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면서 "성범죄자가 경기도 외곽의 인구소멸 지역으로 오면 그 지역의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늘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녀 걱정에 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시카법을 먼저 도입한 '플로리다'처럼 '변태 마을(Pervert Park)'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