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박기용·이하 코픽)가 20일 발표한 '2022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1조 7064억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68%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주요 부문(극장·극장 외·해외) 매출 모두 2021년보다 상승했음에도 코로나 이전에 못 미친 것이다.
韓, 세계 극장시장 매출 7위…"회복 말하기엔 아직 일러"
지난해 전 세계 극장 매출액 역시 251억 6900만 달러(한화 약 32조 6039억원)으로 2019년 대비 60.3%밖에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세계 극장시장에서 매출 규모 7위를 차지했다.
2022년 세계 극장,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DVD·블루레이 등의 시장 규모 비중은 각각 31.9%, 61.2%, 7.0%를 차지해 OTT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그 중 한국 영화·영상산업의 시장 규모는 극장시장이 2021년보다 76.1% 성장한 8억 9800만 달러(1조 1604억원)를 기록해 11억 4000만 달러(1조 4731억원)를 차지한다.
코픽은 "하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16억 43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45.3% 낮은 규모로 회복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전체 극장 매출액은 1조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98.5% 증가했고, 전체 관객 수는 1억 1281만 명으로 전년 대비 86.4% 늘었다.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해제와 더불어 5월 '범죄도시 2'를 시작으로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공조 2: 인터내셔날' '아바타: 물의 길' 등 성수기 화제작들의 개봉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 연 관객 수 1억 명을 상회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전체 매출액은 60.6%, 전체 관객 수는 49.8% 수준에 불과했다.
극장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2022년 박스오피스 1위는 매출액 1312억원의 '범죄도시 2'로, 1269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2위는 '아바타: 물의 길'로 903억 원의 매출액과 731만 관객을 기록했다. 12월 14일 개봉에도 불구하고 보름 만에 2022년 매출액 상위 2위에 올랐다. 3위는 매출액 879억원, 관객 수 818만 명의 '탑건: 매버릭'으로 높은 관객 만족도 속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4위는 매출액 737억원, 관객 수 726만 명의 '한산: 용의 출현', 5위는 매출액 709억원, 관객 수 698만 명의 '공조 2: 인터내셔날'이 차지했다.
코픽은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전작의 성공으로 흥행이 일정 부분 보장된 속편이라는 점이 특이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한국 상업 영화 평균 총제작비 124.6억 원으로 대폭 증가한 데 반해 손익분기점(BEP) 상회 비율은 여전히 19.4%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특수상영 매출 상승…OTT 글로벌 인기 속 K-콘텐츠 수출은 호재
코로나로 전반적인 산업이 침체한 가운데서도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코로나 이후 특수상영(4D·IMAX·ScreenX·Dolby Cinema)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 특수상영 전체 매출액은 1264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271.2%, 관객 수는 865만 명으로 무려 252.2% 크게 증가했다.
전체영화 매출액 중 특수상영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9%로 2021년(5.3%) 대비 5.6%p 증가했고, 전체영화 관객 수 중 특수상영 관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6%p 증가한 7.7%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 속에서 지난해 OTT를 비롯한 극장 외 시장 전 영역에 걸쳐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2022년 조사 결과 집계된 극장 외 시장 매출 규모는 18.3% 증가한 4539억원으로,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 매출 합계의 26.6%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보다 10.9%p 감소한 수치이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극장이 점점 회복세에 접어든 영향에 따른 결과일 뿐 극장 외 시장은 모든 영역에 있어 전반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OTT를 통한 한국 콘텐츠에 대해 높아진 관심은 해외 수출에 있어서는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한국 영화 수출액은 총 7147만 달러(한화 약 925억 3221만원)로 2021년보다 무려 47% 증가했다. 한국영화 완성작 수출 금액은 7144만 달러(한화 약 924억 9337만원)로, 한국 영화 수출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2005년 7599만 달러(한화 약 983억 8425만원)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코픽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극장 개봉을 미루고 있던 영화들이 개봉에 나서며 해외 수출 라인업이 확대됐고, 특히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다수의 작품은 오프라인으로 재개된 영화제 마켓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OTT 시리즈물로부터 시작된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수출 실적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