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매에서 눈여겨 볼 작픔은 천경자의 '정'(靜·1995)과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 불염재 김희겸 '석천한유도'(石泉閒遊圖·1748)다.
천경자의 '정'은 작가의 초기 대표작으로 세로 162cm 크기 대작이다. 천경자는 이 작품으로 1955년 대한미술협회전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입지가 견고해졌다.
출품작은 배경과 인물의 배치가 대담하다. 해바라기들은 햇빛을 받지 못한 듯 큰 꽃을 지탱하기 버거운 모양으로 맥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검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녀는 놀라 불안하고 긴장된 얼굴로 옆을 응시한다. 이와 함께 보랏빛과 붉은빛이 감도는 배경이 전반적으로 신비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추정가는 9억~12억 원이다.
불염재 김희겸의 작품이 경매에 출품된 건 처음이다. '석천한유도'는 실존 인물을 그린 초상화를 풍속화에 결합한 형식이다. 현존하는 초상화 3점 중 한 점으로 희귀한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이력과 족자 또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추정가는 별도 문의.
'제171회 미술품 경매' 프리뷰는 오는 28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