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북부에 설립될 공공의료원…지자체들 일찌감치 경쟁

갈길 멀었는데…일찌감치 경쟁 뛰어들어 과열 양상
인구 증가 비해 의료인프라 부족한 지자체들도 가세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전경.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동북부권에 설립하려는 공공의료원을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9일 최종 확정 발표한 김동연 지사의 공약 259개 중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설립 추진'을 포함하고 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로서는 후보지 선정 방식이나 추진 일정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시설이 낡은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지 신규로 설립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이르면 이달 말에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설립 안을 마련한 뒤 지자체들의 신청을 받을 방침이다. 국비가 들어가는 만큼 복지부와도 협의해야 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경기도의료원은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 등 6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지역 외 동북부 9개 시군에는 종합병원급 의료시설이 한 곳도 없다.

서태원 가평군수는 지난달 31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직접 찾아가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유치 건의문을 전달했다. 가평군 제공

갈길 멀었는데…일찌감치 경쟁 뛰어들어 과열 양상


지자체들은 일찌감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태원 가평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지난해 7월부터 경기도의료원 가평 유치 추진단을 구성한 뒤 11월부터 온오프라인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군민 2만 8천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 군수는 지난달 31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직접 찾아가 경기도의료원 가평병원 유치 건의문도 전달했다.

가평군에는 산부인과(분만실), 소아·청소년과 등의 민간 의료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응급환자 및 신생아 출생, 소아청소년 진료·입원을 위해서는 다른 지역(강원도 춘천, 남양주, 구리, 서울)의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연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응급실은 물론, 산부인과 분만실조차 없다. 여기에 신서면 등 일부 지역에는 약국조차 없어 고령의 주민들이 일반의약품 구매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지난해 12월 8일 김 지사를 만나 경기도의료원 연천병원 설치를 요청했다.

양평군 역시 소아과와 분만실이 없다. 군은 경기도의료원 유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정하는 대로 전담반을 배정해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인구 증가 비해 의료인프라 부족한 지자체들도 가세


양주시는 신도시 개발에 따라 인구 증가에도 상급 종합병원을 비롯한 응급실을 갖춘 의료기관이 없는 어려운 여건이다.

양주시 지역구인 정성호 국회의원은 지난 2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김 지사에게 경기 북부 거점 공공의료원의 양주시 입지를 제안했다.

정 의원은 "2기 신도시 양주 옥정·회천지구 내 공공의료원 입지는 경기 중북부 권역 주민들이 손쉽게 방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수현 양주시장도 일주일 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에게 도립 의료원 건립을 요청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과 조응천 국회의원은 지난해 12월 김 지사를 함께 만나 경기도의료원 남양주병원 설립을 건의하며 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남양주시 제공

주광덕 남양주시장과 조응천 국회의원은 지난해 12월 김 지사를 함께 만나 경기도의료원 남양주병원 설립을 건의하며 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남양주시 백봉지구 종합의료시설 용지는 1만 평 규모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경기도의료원 6곳보다 면적이 가장 넓어 대규모 종합병원 신설이 가능하고, 토지 무상 사용까지 가능해 토지 매입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현재 남양주시는 3기 신도시, 양정역세권, 진접2지구 등 대규모 개발로 급증하는 인구에 비해 의료시설과 응급환자를 수용할 병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주 시장과 조 의원은 "남양주시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형 의료시설이 부족해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백봉지구 종합의료시설 용지에 경기도의료원이 신설될 경우 인근 구리시, 가평군, 양평군 등에 거주하는 도민들에게도 공공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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