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나이가 있나…늦은 만큼 귀중한 졸업장

졸업식에 참석한 늦깍이 학생들. 부산시교육청 제공

30대부터 80대까지의 다양한 나이대 학생들이 17일 뒤늦은 배움의 결실을 맺었다.

부산 사하구 부경보건고등학교와 병설 부경중학교는 2월 17일 오전 11시 사하구 은항교회에서 늦깎이 학생 216명의 졸업식을 가졌다.

이 학교는 배움의 때를 놓친 성인들을 위한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졸업생의 연령은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며, 중학교 졸업생 169명은 부경중에서, 고등학교 졸업생 216명은 부경보건고에서 2년동안 수학해왔다.

올해 중학교 졸업생은 제20회, 고등학교 졸업생은 제21회 졸업생이 된다.
 
졸업생들이 뒤늦게 학업을 시작했고 나이도 많은 만큼 사연도 다양하다.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올해 67세인 이 모 학생은 입학 후 경남 진주시로 이사했지만, 2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통학거리를 꿋꿋하게 다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38세 베트남 이주여성 윤 모 학생은 새벽 아르바이트에 육아를 병행하며 야간 학교에 다녔다. 그녀는 자신의 꿈인 한국어·베트남어 통역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이 밖에도 70~80대 노부부가 지난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 함께 대학교에 진학하기도 하고 어릴 적 나무에서 떨어져 장애를 얻었지만 80세가 다된 나이에 용기를 내어 입학한 조 모 씨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았다.

권영호 부경보건고등학교장은 "학생 대부분은 배우지 못한 한을 가진 채 오랜 세월 '나'가 아닌 '남'을 위해 살아왔다"며 "이번 졸업식을 통해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안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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