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쌓은 한·독 교회 에큐메니칼 연대…"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냅시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16일 오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시작
한반도 비상 시국 공동인식…평화기도회로 시작
'화해와 변화를 위한 대리자로서 교회의 역할' 주제 20일까지 학술대회
18일 독일개신교협(EKD) 일행 파주 임진각 등 DMZ 방문
20일 폐회 '한반도 종전 평화'위한 양국 교회 실천 담은 성명서 발표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시작됐다. 한, 독교회 참가자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독교회협의회는 '화해와 변화를 위한 대리자로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오는 20일까지 계속된다.

한국과 독일의 개신교회들이 한독교회협의회 교류 50년을 재조명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연대 강화에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강연홍 목사·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와 독일개신교회협의회(이하 EKD, 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는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화해와 변화를 위한 대리자로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를 시작했다.
 
한독교회협의회 독일 측 대표단은 EKD 프랑크 코파니아 에큐메니컬센터 총무를 단장으로 울리케 쉐르프 헤쎈나싸우 주교회 부총회장, 틸로 다니엘 작센 주교회 임원 등 13명이 방한했다. 한국교회 대표단은 강연홍 NCCK 회장을 비롯해 NCCK 회원교단과 단체에서 45명이 참가했다.
 
한독교회협의회는 지난 1974년 결성된 이후 양국을 오가며 모임을 열고, 인권과 사회선교를 위한 연대와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독교회협의회 초창기에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인권문제를 다뤘고, 군부 독재정권 시절 한국교회의 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독교회협의회는 1980년대 들어 분단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분단국에서의 교회의 사명'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1984년 도잔소 동북아평화회의, 1986년 글리온 남북교회 지도자 회의, 1988년 한국기독교평화통일 선언 등으로 이어지는 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개회예배는 '한반도 비상시국 평화기도회'로 진행됐다. 한독교회협의회는 신냉전의 국제 정세 속에 '강대강'으로 치닫는 남북관계 때문에 한반도를 비상시국이라고 인식했다.
 
한독교회협의회 독일교회 대표단.

NCCK 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송병구 목사(색동교회)는 예배 설교에서 "지금 한반도의 비상시국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송 목사는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선제공격을 불사하겠다하고, 2배, 3배 보복 하겠다느니, 남북군사협정을 폐기하겠다느니, 우리 사회 금기어와 같은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꺼내들어 졸지에 한반도는 비상시국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병구 목사는 이어 "평화는 마음의 염원을 넘어 행동으로 나서야 함을 안다"며, "한국전쟁 정전 70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를 향한 행동으로 완전한 독립과 평화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YMCA전국연맹 김경민 사무총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에서 "오늘 함께한 한·독교회가 서로 이해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며, 고난의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평화의 도구로 사용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없는 북한교회와 동포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교회가 평화를 지키는 최전선에 나서 예수그리스도의 평화를 증언하는 자들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참가자들은 지난해 작성한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을 낭독한 뒤 성찬식에 참여해 그리스도 안에 한 지체임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독교회협의회 참가자들이 성찬예식에 참여하고 있다.
한독교회협의회 참가자들은 지난 50년 동안 이어져온 NCCK와 EKD의 에큐메니칼 연대와 협력관계에 대해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화의 인사를 전하는 NCCK 이홍정 총무.

참석자들은 또,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문을 작성한 뒤 봉헌하는 시간도 가졌다.
 
NCCK 이홍정 총무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위기 상황 속에서 한독교회협의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평화의 왕 예수그리스도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에 독일교회 형제, 자매들이 함께 해준 것에 감사"하며, "이번 한독교회협의회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연대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KD 프랭크 코파니아 총무는 "한국과 독일교회가 각각의 경험과 슬픔, 소망, 기도제목을 나누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에큐메니컬 우정과 순례를 함께 하는 가운데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 세계에 평화가 깃들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독교회협의회 참가자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문을 봉헌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는 오는 20일까지 '화해와 변화를 위한 대리자로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8차례 학술모임을 갖는다.
 
또, 독일교회 대표단은 17일에 디아코니아 현장 탐방을 위해 영등포산업선교회를 방문하고, 18일에는 비무장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WCC 11차 카를스루에 총회를 평가하고, 2023년 한반도종전평화캠폐인 활동계획에 대한 나눔의 시간도 갖는다. 폐회예배 시간에는 한·독교회가 에큐메니칼 연대를 위한 실천계획을 나누는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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