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멍뭉이'는 견주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열린 '멍뭉이' 기자간담회에는 김주환 감독과 유연석, 차태현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김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가 처음 고민이었다. 이런 이야기로 상업성과 대중성을 마련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며 "결국 반려견을 보는 마음에 많이 집중했다. 누구나 반려견이 있진 않지만, 그런 경험이나 옆에 있었던 것들이 와 닿으려면 어떻게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녹여낼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자타공인 반려인이자 최근 유기견 리타를 입양한 유연석은 11년 집사 인생에서 최대 고비를 맞이하는 민수 역을 맡았다. 유연석은 '멍뭉이'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들을 생각하며 울컥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더니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집에 강아지가 없는 적이 없었다. 항상 아이들이랑 같이 지냈다. 그런데 강아지들이랑 우리랑 사는 속도가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 아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다"며 "그런 순간마다, 보낼 때는 아프니까 일부러 외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말미에 루니가 없이 집에 혼자 있는 텅 빈 루니가 있던 공간을 보고, 루니의 흔적을 만지면서 감정에 차 있는 그 신을 보는데, 예전에 제가 보냈던 아이들이 순간 떠올라서 굉장히 이입됐다"고 이야기했다.
차태현은 영화에서 야심 차게 오픈한 카페를 말아먹고 돈은 궁하지만 의리 하나는 최고인 맞춤 캐릭터 진국 역을 맡아 특유의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민수의 동생 루니는 골든리트리버로 차분한 성격에 연기까지 뛰어나 주인공다운 면모를 보여 준다. 래브라도리트리버 레이는 현장을 뛰어다니는 해맑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진국이 센터에서 데려온 표정이 풍부한 퍼그 토르는 차태현과 묘하게 닮은 느낌이 나는 강아지로 촬영장에서도 차태현과 케미가 눈에 띄게 좋았다.
민박집에서 합류하게 된 강아지 공주는 실제로도 유기견이었다. 초반에는 사람을 꺼려했지만 촬영이 거듭될수록 스태프들과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박스에 담긴 채 발견된 네 마리의 강아지는 철부지 꼬마답게 서로 투닥거리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해 모두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유연석은 함께 호흡을 맞춘 여덟 마리 멍뭉이에 관해 "이번에 멍뭉이들과 촬영하면서 내가 아무리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연기를 열심히 해 봤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저 우리 멍뭉이들이 한 번 꼬리 흔들고 웃어주고 헥헥거리면 그냥 무장 해제된다. 그냥 그저 가만히 물끄러미 아무것도 안 하고 쳐다만 봐도 마음이 전달되니까, 진정한 신스틸러들은 우리 멍뭉이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 어찌 됐든 무언가를 생각하고 연기했지만, 그 순간 우리 멍뭉이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정말 꾸밈없는 것이다. 꾸밈없이, 연기하는 것 없이, 진짜 감정이 멍뭉이들에게서 전해져오니 감동이 크게 와 닿았던 거 같다. 멍뭉이들과 연기하면서 이번에 많이 배웠다"며 멍뭉이들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김주환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유기견 센터를 인터뷰하면서 나도 몰랐던 마음 아픈 이야기를 되게 많이 들었다. 그중에서 사람들에게 알렸을 때 반려견에 대한 마음이 바뀌거나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최대한 압축해서 넣으려 했다"며 "따뜻하고 봄 같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게 나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차태현은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는 요즘 영화와 색깔이 확연히 다른 우리 영화가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충분히 의미 있고, 힐링도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개 귀엽다'는 거다, 그게 정말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연석, 차태현과 여덟 멍뭉이의 환상적인 케미가 돋보이는 '멍뭉이'는 오는 3월 1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