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죽게 생겼다" 김성태 '버럭'…이화영 "답정 기소"

이화영·김성태·방용철·안부수 '4인 대질'
김성태 "밥·술 먹었는데 기억 못하나"…이화영 "경기도 무관"
대질신문 전부터 고성·말싸움
이화영 측 "답정 기소"…조서 날인·출석 거부

왼쪽부터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검찰의 첫 대질신문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고성을 주고받는 등 언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 전 부지사를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당시 김 전 회장이 북측에 800만 달러를 넘기는 데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을 비롯해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등 4명을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오전 10시부터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오후 4시 30분쯤 안 회장을 불러 이 전 부지사와 대질신문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오후 6시쯤부터는 김 전 회장과 방 부회장까지 소환해 '4인 대질신문'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인 대질신문이 이뤄지기도 전부터 '4인'은 다른 주장을 하면서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과 방 부회장, 안 회장이 같은 주장을, 이 전 부지사만 반대 주장을 하는 '3대 1' 구도였다고 한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의 모습. 류영주 기자

이후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넘기는 데 경기도와 이 전 부지사 등이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를 제외한 3인은 "북한에 돈이 넘어간 것을 경기도도 인지하고 있었다"며 경기도가 먼저 대납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쌍방울 의혹으로) 우리 가족들(임직원)이 다 죽게 생겼다. 10여 명이 다 기소되고,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19년 1월 17일 중국 심양 출장 당시)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왜 기억을 하지 못하느냐"며 이 전 부지사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반면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자체 사업을 위해 북한에 돈을 보냈으며, 경기도와는 관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세 명이 같은 입장을 반복하자 "답을 정해놓은 대질신문"이라며 진술 거부와 함께 검찰 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 측은 "1대 3 조사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새로운 증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경기도의 대북사업이 어려워진다"는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을 받고 2019년 1월 200만 달러를, 4월에는 300만 달러 등 500만 달러를 북측에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같은해 11~12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보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이 당국에 신고 없이 800만 달러를 반출한 배경에는, 향후 대북사업과 경기도가 추진할 이권 사업에 개입하기 위해 대납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옥중 서신을 통해 "이화영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기도는 김성태와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16일에도 이 전 부지사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이 전 부지사 측은 "일방적인 조사"라는 취지로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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