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 4쿼터 초반, 안양 KGC인삼공사의 변준형은 자신이 왜 KBL 최정상급 포인트가드인지를 보여줬다.
현대모비스는 수비를 3-2 지역방어 형태로 전환해 KGC인삼공사를 기다렸다. KGC인삼공사는 차분하게 공을 돌렸고 변준형이 탑에서 공을 잡았을 때 기회가 생겼다.
왼쪽 45도에서 오마리 스펠맨이 오픈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변준형은 역으로 왼쪽 베이스라인을 향해 패스했다.
변준형은 패스를 건넨 자세 그대로 멈춰서며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더 완벽한 오픈 기회를 잡은 배병준은 깨끗하게 3점슛을 넣었다. 홈팀 KGC인삼공사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솟았다.
변준형은 "오마리에게 기회가 생겼는데 상대 수비가 스틸하러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가 일부러 코너로 줬다. 오마리가 슛이 좋다 보니까 상대가 반응할거라 생각했다. 무조건 넣겠다는 느낌이 있었고 잘 넣어줬다"며 웃었다.
이처럼 변준형은 포인트가드로서 영리한 플레이로 탄탄한 현대모비스의 수비를 여러 차례 무너뜨렸다. 또 강력한 돌파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도 빛났다.
변준형은 18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GC인삼공사의 95-83 승리를 견인했다.
최종 점수차에 비해 훨씬 더 치열했던 접전이었다. KGC인삼공사는 4쿼터 싸움에서 현대모비스를 24-14로 압도하며 1승을 가져갔다.
변준형이 27득점을 몰아넣은 스펠맨과 함께 화려한 무대를 장식했다면 그 뒤에는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며 팀 승리의 밑바탕을 채운 동료들이 있었다.
변준형은 그들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번 시즌 팀 자체 최다인 7연승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수비라고 생각"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성곤 형이 힘을 내주고 있다. 중요할 때 리바운드도 잘 잡아주는데 저한테 그렇게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리스펙트 한다"고 답했다.
이어 "양희종 형과 오세근 형도 몸이 안 좋지만 경기에 이기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런 부분이 잘 맞아서 연승을 이어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성곤은 34분 동안 코트를 누비며 2득점 7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공격리바운드 4개를 잡아내며 보드 장악력이 강한 현대모비스에 당당하게 맞섰다.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도 베테랑들을 칭찬했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 크게 활약한 양희종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양희종은 4쿼터에만 5득점을 퍼부었고 수비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상식 감독은 "양희종은 상대 센터 수비를 정말 효과적으로 한다. 스몰포워드가 나와도 수비 매치가 된다. 여러가지 면에서 효율적으로 기용하고 있고 집중력도 잘 발휘해주고 있다.
선두 KGC인삼공사는 이날 승리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승(11패) 고지를 밟았다. 2위 창원 LG(26승14패)와 간격은 3.5경기로 벌어졌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24승17패를 기록해 순위가 4위로 낮아졌다. 같은 날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9-85로 제친 서울 SK(23승16패)가 18일 만에 3위를 탈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