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친윤계, 당원 바뀌었는데 시험범위 모르고 망신"

■ 방송 :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 FM 102.1/89.5(순천) (17:00~17:30)
■ 진행 : 유대용 기자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 유대용> 비윤은 웃고 친유는 울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컷오프 결과입니다. 당 대표 후보 네 명 중 천하람 후보가 포함됐고 최고위원 후보에는 소위 이준석 군단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컷오프 결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어떻게 봤을까요? 전화 연결합니다. 이 전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준석> 안녕하세요.
 
◇ 유대용> 컷오프 결과, 예상했습니까?

◆ 이준석> 국민의힘은 3년 전부터 김종인 이준석 체제로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번 전당 대회에서 당원의 구성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유대용> 천하람 후보는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최고위원 후보들까지 전원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게다가 안철수계로 알려진 문병호 후보는 떨어졌는데 지금 당원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다고 보세요.  

◆ 이준석> 작년에 제가 조직적으로 당원 가입을 요청했던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리기도 했고 실제 개혁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이 중에서 보수 정당이 변하기 위해서는 당에 들어가서 바꿔야겠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늘어났고 그게 아마 저희 개혁 성향의 후보들이 선전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반대로 안철수 후보 측은 대중적인 인지도에 대한 기대감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결국 당을 어떻게 바꿔서 승부를 보겠다, 이런 것 보다는 기회에 따라 당을 새로 만들기도 하고, 어떨 때는 당을 떠나기도 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한 당에 착근하지 못했던 문제가 이렇게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유대용> 본경선에선 친이준석계 후보 견제가 상당해질 것 같은데 어떠세요.
 
◆ 이준석> 견제하겠죠. 그런데 원래 정상대로면 제 지도부의 임기대로 가고 있어야 될 상황인 거고요. 같이 최고위원 했던 분들 중 네 분이 사퇴해서 지도부가 무너지게 됐는데 다시 그분들이 딱 세 분 다 출마하셨어요. 본인들이 만약 지도부가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사퇴한 것이라면 이번에 다시 나오면 안 되는 것이거든요. 다시 나온 걸 보면 정치 활극이 있었던 것이고 이준석이 좀비가 아니라 얼마나 무리수를 뒀으면 이런 일이 있겠느냐를 생각해 봐야 됩니다.
저에 대한 1차 징계가 만약 끝났으면 1월 7일에 징계가 종료돼서 이번 전당대회에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그걸 못하게 억지로 한번 만들어 보려다 2차 징계까지 했는데도 결국 국민들은 새로운 영웅을 하나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게 바로 순천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우리 천하람 후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유대용> 당원 투표로 지도부를 선출하면 친윤계가 유리할 거란 전망이 있었는데, 이전 전당대회와 당원 구성도 많이 달라졌죠  
 
◆ 이준석> 그렇죠. 젊은 사람들 그리고 수도권, 수치적으로 호남에서도 퍼센트로는 상승 비율이 미약합니다마는 과거에 비해서 당원이 거의 3-4배 가까이 늘어났거든요. 사실 학생이 성적을 잘 받으려면 시험 범위가 어딘지 알아야 됩니다. 소위 윤핵관 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고배를 마신 이유는 당원 구성이 도대체 어떻게 됐는지 파악도 못 하고 선거를 하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완전히 영남 강경 보수 색채가 드러나는 발언들을 지속한다든지 아니면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모아 온 당원들이 십만 명 있다고 계속 보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최고위원 후보 같은 경우에는 어제까지도 방송 나와서 이준석 욕만 하다가 오늘 떨어지셨거든요. 시험 범위가 뭔지도 모르고 시험 본다고 하다가 망신 당한 거기 때문에 앞으로 아주 훌륭한 교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유대용> 이런 분위기라면 양강 구도도 깨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 이준석> 천하람 후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선명성' 이라고 생각합니다. 천하람의 정치 여정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그다지 길진 않지만, 적어도 순천에 처음 갔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순천에 제대로 된 연고도 없는데 과연 진지하게 도전을 하겠느냐'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벌써 가족 전체가 장인장모까지 오셔서 순천에 뿌리를 내리고 뚝심 있는 정치를 한다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선명성을 가지고 상당히 뚝심 있는 메시지를 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유대용> 그런데 이대로 가다가 천하람 후보가 혹시 당 대표가 되지 못하고 당권을 내주면 내년 공천에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순천지역의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준석> 저도 서울에서 노원병 지역이라는 민주당 절대우세 지역구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애초  국민의힘에 있는 젊은 보수 정치인들이 공천 가지고 협박하는 휘둘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저희가 개척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국민의힘 천하람 위원장이 순천이라는 험지에 도전할 기회마저 누가 뺏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순천 주민들께서 다시 바로 잡아주셔야 되는 것이고 응원해야 되는 상황일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유대용> 이번 전당 대회가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겠냐 이런 예상도 있었는데, 천하람 조수진 민영삼 김가람까지 호남 출신 후보들도 상당히 약진을 했어요.

◆ 이준석> 이렇게 보셔야 될 거 같습니다. 조수진 의원 같은 경우에는 호남 출신 인사인데 과연 지금까지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호남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 물어봐야 될 거 같고요. 민영삼 후보의 이력도 저도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선거 때는 도지사 후보로 나오려고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는 취지의 홍보물 같은 것도 본 거 같은데, 호남에 과연 도움이 되는 인물들은 어떤 분이고 도움이 안 되는 인물들은 어떤 분인지 특히 호남 당원들께서 적절하게 평가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보수정권에 DJ 대통령을 모셨던 분이라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 참여하기도 하고 정부 요직도 맡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지분을 챙겨간 것이지 정작 호남의 영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권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순천에서 연고는 빈약했지만 순천을 진짜 사랑하는 천하람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화끈하게 밀어줄 겁니다. 제가 당 대표할 때 흑산도 공항 문제도 치열하게 다퉈서 지금 실제 추진 단계에 들어섰고요. 다도해 지역에 인프라, 상수도 연결 사업이라든지 저희가 구체적으로 챙기면서 성과가 나는 것인데 이건 호남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호남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가려야 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 유대용> 여순사건도 그렇죠.

◆ 이준석> 이제 보수정당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가지고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솔직하고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여순 사건과 제주 4·3사건에 대해서는 이념의 잣대로 보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습니다. 그런데 천하람 후보를 당선된다면 여순에 대해서도 보수 정당 내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요.
첫 합동연설회가 제주도에서 있습니다. 제가 당 대표 시절부터 계속 하던 말이 있습니다. 제주와 그리고 여수와 순천에서 동백꽃의 아픔도 항상 같이 하겠습니다. 천하람 후보도 그런 각오를 다시 한번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 유대용> 어찌됐든 이번에 조직력을 확인할 계기가 되겠어요
 
◆ 이준석> 저는 그렇게 되길 기대합니다. 당원의 구성이라고 하는 것도 단순한 숫자를 볼 것이 아니라 저는 제가 당원 가입을 누군가에게 요청했지 억지로 개인정보를 받아서 대필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 성향의 당원들 같은 경우에는 자발적 당원 가입 성향이 굉장히 크고요. 이분들의 투표율도 다른 분들보다 더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 유대용> 그렇게 되면 혹시 신당 창당도 염두하고 있으신지?

◆ 이준석> 신당 창당을 반복하고 탈당을 반복하는 것은 과거 안철수 후보가 보여준 정치의 모습이고 그런 모습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상당한 여론 지지율을 받으면서도 항상 뒷심이 딸리는 원인이기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혁 정치가 보수정당 내에서 착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적이지 지금 단계에서 창당을 염두에 두고 조직화를 하는 건 전혀 아닙니다.
 
◇ 유대용> 지난 주말 순천에 오셨던데 다음에는 언제 오십니까?

◆ 이준석> 전남CBS와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얘기하지만, 앞으로 순천과 굉장히 깊은 인연을 맺은 계획이고요. 다음 달부터 아실 수 있을 겁니다.  

◇ 유대용> 지금까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였습니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 참석한 안철수(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유흥수 선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천하람,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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