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 속에 10일 검찰에 2차 출석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지지측과 반대측의 갈등도 고조됐다.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동문 앞에서는 민주시민촛불연대 등 경찰 추산 400여 명의 이재명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응원 집회가 시작됐다.
이들은 '정치탄압 중단하라', '조작검찰 박살내자', '야당탄압 정치보복 검찰공화국 타도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든 채 검찰 출석을 앞둔 이 대표를 한 목소리로 응원했다.
경북 포항에서 이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올라왔다는 김미은(58)씨는 "야당 정치 탄압에 불복하고,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수사는 먼지털기 식으로 하면서 김건희는 왜 수사를 안 하냐, 이건 형평성에 맞지도 않는다"고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란 풍선을 든 채 경기 부천에서 이재명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올라온 백미경(50)씨 또한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백씨는 "곽상도는 무죄인데 이재명은 왜 또 소환하냐"며 "50억 클럽도 김건희도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잣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억울하고 분하고 이 나라에 법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이재명 지지자들의 바로 맞은 편과, 중앙지검 서문 앞에서는 대한민국 애국순찰팀 등 반대 측의 맞불 집회가 이어졌다.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 '범죄용의자 이재명 검찰출석' 등의 플랜카드를 내건 반대측 참가자들은 경찰 추산 30여 명으로, 이 대표 지지측에 비해 확연히 적은 규모였지만 "이재명은 반드시 구속되어야 한다. 이재명 범죄는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대한민국 애국순찰팀장 황경구(56)씨는 "국민들은 일단은 이재명이 불성실하게 검찰 수사에 응하는 모습에 상당히 그 분노를 느낀다"며 "(이재명 수사는) 여야의 문제도, 좌우 이념 문제도 아니고 보편적 가치에 기준했을 때 권력형 범죄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유모(50)씨 또한 "법은 만민 앞에 평등하고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기 때문에 각종 의혹이 있는 이재명을 검찰이 기소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죄가 있으면 죄를 물을 것이고 죄가 없으면 무죄가 나올 건데 벌써 저렇게 와서 난리를 치는 건 죄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지지측과 반대측은 서로를 향해 욕설과 고성을 내뱉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대표 지지측이 반대측을 향해 차와 장비를 철거하라며 경찰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반대 측은 "이 XX들아 꺼져라"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이 과정에서 양측 지지자들이 뒤엉켜 서로 멱살을 잡고 밀쳐 경찰이 말리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력 1800여 명을 배치했다.
이 대표의 출석 시간이 다가오자 지지자들의 응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절대 지켜"를 수차례 힘차게 외치며 이 대표가 오길 기다렸다.
오전 11시 20분쯤, 해당 지점을 지나던 이 대표는 달리는 차량의 창문을 내리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이내 검찰로 향했고, 지지자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다만 1차 출석 때와는 달리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네지는 않았다.
한편 이 대표의 이번 출석은 지난달 28일 검찰에 소환된 지 13일 만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까지 포함하면 한 달 새 세 번째 검찰 출석이다.
이날 조사에서 검찰은 이 대표가 1차 조사 때 제출한 서면진술서 내용에 관한 추가 질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질문지만 200여 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대표의 결재 서류 등을 근거로 집중적으로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