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임창정의 세 번째 미니앨범 '멍청이'의 쇼케이스가 MC 한석준의 진행으로 열렸다. 임창정은 새 앨범에 실린 모든 곡을 하나씩 듣고 이야기 나누는 음감회(음악감상회) 형식으로 행사를 전개했다.
미니앨범은 2017년 10월에 나온 '그 사람을 아나요'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신곡을 내는 건 2021년 11월 낸 '별거 없던 그 하루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임창정은 미니 3집에 타이틀곡 '멍청이'를 비롯해 '더 많이 사랑하길' '용서해'까지 총 3개 트랙을 발라드로 채웠고 봄에 듣기 좋은 곡으로 '그냥 좋은 날'을 준비했다. 여기에 '멍청이'의 인스트루멘털(연주 버전)이 더해져 총 5곡으로 구성됐다.
'멍청이' '더 많이 사랑하길' '용서해' 세 곡 모두 타이틀곡 후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임창정은 회사 직원, 팬들, 지인 등 100여 명의 모니터단의 투표로 '멍청이'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녹음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에는 한 곡에서 중복되는 가사와 멜로디가 있을 때는 녹음을 잘했던 부분을 복사해서 썼다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다" 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라이브 무대로 선보인 '멍청이'는 '있을 때 잘하자'를 주제로 한 노래다. 임창정은 "후에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멍청한 짓을 많이 했고 단 한 개도 멍청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 라고 인연에 대해서 멍청한 짓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하자는 얘기하고 싶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임창정은 이미 워싱턴 공연에서 신곡 무대를 깜짝 발표했다. 어떤 평가를 받고 싶냐는 질문에, 임창정은 "호불호가 좀 갈린다. 역시 임창정 스타일이다, 멜로디가 너무 올드한 거 아니냐, 신선하다는 얘기도 있고 사람마다 다 느낌이 다르니까, 이걸 한 느낌으로 통일해서 많은 사람이 사랑하게끔 하는 게 제 직업이긴 한데 이제 그게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제가 판단하기가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여러 사람의 댓글 보고 다시 내 음악을 들여다봤을 때 내가 이걸 고칠 수 있을까, 못할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과거에 낸 곡들과 어떤 점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는지 질문이 나오자, 임창정은 "'변신은 이렇게 해 볼 거야' '코드를 이렇게 해서 너무 마이너하지 않게 메이저로 섞어보자' 하고 접근했던 적도 있는데, 최근에 제가 깨달은 게 있다. 그냥 발라드라는 이 장르가 가진 보편적인 정서와 틀, 오히려 제가 뭘 하든 거기다가 (저를) 맡기면 된다고 생각이 드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최종 타이틀곡은 '멍청이'가 됐지만 임창정이 내심 밀었던 곡은 '더 많이 사랑하길'이다. 그는 "보통 타이틀곡으로 밀면 그 곡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감이 떨어지는지 꼭 2등을 밀더라.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안 됐다"라며 웃었다.
'더 많이 사랑하길'을 두고 임창정은 "우리가 헤어지고 우리 인연이 그때 끝이 난 건 우리가 운이 없어서였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며 "이 노래는 호주 공연 갔을 때 차 안에서 가사 구상하고 매듭지었던 곡이다. 그때 차창 밖 거리를 보면서 멜로디를 듣는데 참 내 마음과 같다, 내가 사는 모습과 생겨먹은 게 비슷하다 싶어서 계속 듣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발라드곡 '용서해'는 아내 서하얀이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임창정은 "나의 인연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걸 알면서, 그 사랑에 너무 빠지기 전에 내가 지키지 못한 게 너무 후회스럽고 그걸 용서해 달라는 거다. 이제 그 사람에게 편히 가도록 오히려 무덤덤하게 보내주려고, 나를 떠날 때 편하게 떠나게 해주고 싶은 그런 가사다. 저희 집사람이 쓴 가사를 제가 각색했다"라고 밝혔다.
새 앨범에서 발라드가 아닌 유일한 곡 '그냥 좋은 날'은 '조언'을 작사한 이선화 작가가 참여한 곡이다. 임창정은 "저는 작가님의 이런 감성을 되게 좋아한다. 해피 바이러스를 끌어올리고 싶은 그런!"이라며 "요런 노래는 제 앨범에 하나씩은 있었으면 하는 요청을 수렴해서 꼭 넣는다"라고 말했다.
임창정의 세 번째 미니앨범 '멍청이'는 오늘(8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