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추가 소환 조사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40여 곳에 달하는 대규모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벌이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 대표는 대장동 비리 의혹을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전날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부동산 개발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의 주거지 등도 포함됐다. 압수수색 대상만 총 40여 곳에 이른다. 이미 구속된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치소 수용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2차 소환 조사를 앞둔 이 대표와도 맞닿아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백현동 개발은 백현동에 있던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남은 부지를 아파트로 조성한 사업이다. 민간 개발사가 한국식품연구원 전체 부지(11만1265㎡)를 매입한 후, 공동주택용지(5만2418㎡), 연구개발(R&D) 용지(2만5304㎡), 공원 등(3만3543㎡)으로 개발하고, 공동 주택(아파트) 1223세대(민간임대 123세대 포함)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1233가구로 지어진 아파트는 2021년 6월 입주를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남시가 당시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해 주는 특혜를 줬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인허가 문제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동산 개발사 아시아디벨로퍼가 이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직후 성남시로부터 한 번에 4단계를 건너뛴 용도변경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게 골자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 대표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애초 전체 가구를 민간임대로 계획됐는데, 2015년 11월 민간임대가 123가구(10%)로 줄었고, 분양주택이 1110가구(90%)로 대폭 늘었다는 점도 특혜 논란으로 이어졌다.
해당 아파트는 기형적인 높이 50m 옹벽이 있는 구조로 건설됐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감사보고서 기준 민간 사업자가 3142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러한 용도변경 과정에서 김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대가로 70억원을 챙겼다고 보고,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사안의 성격이 대장동 비리 의혹과 유사하다고 보고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넘겼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한 뒤 참고인과 주요 피의자 소환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업에 관여한 성남시 공무원 3명 등 총 10명이 입건된 상태다.
특히 검찰은 관련자들을 소환해 백현동 사업 추진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백현동 개발 과정에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개입 정도와 용도 변경 과정 등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정 전 실장은 김 전 대표와 백현동 개발사업이 추진되던 2014년 4월~2015년 3월까지 1년간 총 115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추가 소환 조사에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이나 최근 배당한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은 수사 진척 상황 등을 고려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가 오는 10일 오전 11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두 번째로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주중 당무와 국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주말 출석을 요청했지만, 검찰이 주중 출석을 고집해 이날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번 추가 조사에서도 지난번 제출한 서면진술서 내용으로 답변을 하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은 앞선 조사에서도 서면진술서를 제출해 장시간 조사가 불필요함에도 검찰이 조사를 지연하고 추가 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