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시간까지 계산…치밀했던 '울진 산불방화범', 추적 난항 우려

산불방지기술협회 현장 감식 결과 낙엽 모은 정황 확인
용의자 도주 시간 벌기 위해 일정 시간 지나면 불 붙는 도구 사용
야간 범행에다 인근 CCTV 적어 용의자 특정까지 어려움 예상

울진 기성면에서 발생한 산불. 경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1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방화가 원인이라는 전문기관의 감식 결과가 나왔다.
   
산림당국과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지만 범행 수법 등으로 미뤄 검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 밤 10시 32분쯤 울진군 기성면 정명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2시간 만에 0.9ha의 산림을 태우고 진화됐지만 바람을 타고 불길이 번지며 산림당국은 한때 주민 대피령을 내리는 등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산불 원인 조사에 나선 울진군은 이번 산불의 원인이 방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방지기술협회와 함께 실시한 현장 감식 결과 초기 발화 지점에서 낙엽을 모아 불쏘시개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용의자는 도주 시간을 벌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이 붙도록 하는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진 기성면에서 발생한 산불. 경북소방본부 제공

방화 혐의를 확인한 울진군은 경찰에 국과수 현장 감식을 의뢰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방화범을 검거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불이 난 기성면 야산은 인적이 매우 드문 곳이어서 CCTV가 많지 않은데다 야간에 방화가 이뤄지면서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게다가 치밀한 범행 수법으로 미뤄 용의자는 이미 수차례 범행을 저지르며 도주 노하우를 쌓았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최근 동해안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화로 인한 산불까지 발생하며 지난해 울진 대형 산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울진군 관계자는 "용의자 추적을 위해 정확한 범행 도구나 범행 방법, 수사 진행 상황 등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 "범행 수법으로 미뤄 이번이 첫 범행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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