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유력 주자인 김기현 후보는 '당정 조화'를 내세운 반면, 맞수인 안철수 후보는 '수도권 총선 승리'를 내걸었다.
두 후보를 포함한 당권 주자 6인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를 통해 첫 정견 발표를 했다.
김 후보는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을 듣고 당심을 듣는 살아 있는 정당을 만들고 민생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당내 '친윤'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는 만큼 대통령실과의 협력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자기 정치하지 않는 대표, 사심 없이 당을 이끌어나가는 대표가 돼서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당내 대통합을 이루고 우리 당을 하나로 똘똘 뭉쳐 나가게 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주요 사안 당원 의견 조사·선출직 문호 개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최근 여론조사 추세에서 자신보다 강세인 안 후보를 향해선 이념 공세를 폈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며 "저는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수도권을 탈환해서 170석, 총선에서 압승하겠다"며 "(야당보다 득표율이) 15% 정도 차이가 나는 지역구는 좋은 후보를 공천하고 확장력이 있는 당 대표를 뽑는다면 우리가 되찾아올 수 있는 숫자"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중도 확장력 측면에서 김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그는 김 후보를 겨냥해 "청년 지지율, 중도 지지율, 수도권 지지율에서 제 경쟁자와 비교해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저는 3번에 걸쳐서 서울·경기에서 선거를 치렀다. 저는 모든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후보는 "보수의 가치가 분명한 정통 자유민주 정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상현 후보는 "고질적 병폐인 뺄셈정치의 DNA를 반드시 덧셈정치의 DNA로 바꿔야 한다"고 했고, 조경태 후보는 "국회의원 비례대표·불체포특권·정당 국고보조금, 이 3폐(廢) 정치 개혁을 통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비윤' 성향인 천하람 후보는 "단순히 민주당보다 조금 나은, 아니면 도저히 이재명 대표를 찍을 수 없어서 선택하는 그런 쩨쩨한 정당이 아니라 국민들께 최선의 선택을 제시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 공천 불개입 당헌', '공천 자격 고사 도입' 등을 공약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예비심사를 통과한 당 대표 후보 6명과 비롯해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 각각 13명·11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8~9일 책임당원 6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 '컷오프'로 불리는 예비경선을 치르고, 10일 당 대표 후보 4인, 최고위원 후보 8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4인 등 본경선 최종 진출자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