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위반한 혐의로 징계 위기에 놓였다.
EPL 사무국은 6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맨체스터 시티가 지난 9시즌 동안 수많은 FFP를 위반한 혐의로 EPL에 기소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맨시티는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됐다. 스폰서십 관련 재무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고 감독 계약과 관련해 보수 규정 위반 혐의도 제기됐다. BBC,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현지 언론은 맨시티가 100건 이상의 재정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도했다.
EPL 사무국은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조사를 비밀리에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종 결과는 홈페이지로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시티도 구단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독립 위원회가 이번 문제를 검토하는 것을 받아들인다"며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지난 2020년에도 FFP 위반 혐의로 징계 받은 바 있다.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2년간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와 벌금(3000만 유로·약 400억원) 징계를 받았다. 맨시티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재소, 대폭 삭감된 벌금(1000만 유로·약 135억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번 사안은 더 심각하다. 오랜 기간 위반 혐의가 제기됐고 사무국이 근거 자료까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승점 삭감, 경기 출전 금지, 타이틀 박탈 등 최악의 경우 EPL에서 퇴출당할 가능성도 있다.
EPL 사무국이 오랜 시간 검토한 끝에 성명을 공개한 만큼 곧바로 결과가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맨시티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종 징계까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맨시티(승점45)는 2022-2023시즌 EPL 2위로 선두 아스널(승점50)을 쫓고 있다. FA컵 32강에선 아스널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도 라이프치히(독일)와 16강전을 준비 중이다.
당장 징계가 없더라도 구단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미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해 구단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면 팀을 떠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는 만큼 당분간 내홍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과 함께 EPL 4회, FA컵 1회, 리그컵 4회, 커뮤니티 실드 2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0-2021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기록했다. 지금의 팀을 만든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탈은 상당한 전력 손실이다.
맨시티의 징계 위기에서 톱5 팀들은 반등 기회를 노린다.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42)는 승점 3 차로 맨시티를 추격 중이다. 4위 뉴캐슬(승점40), 5위 토트넘(승점39)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범위에 있다.
맨시티는 지난 6일(한국 시간) EPL 22라운드 토트넘 원정에서 0 대 1로 패해 시즌 3연승 행진을 멈췄다. 이날 토트넘 손흥민(31)은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빠른 질주를 선보이며 맨시티를 진영을 흔들었다. 선제 결승골을 넣은 해리 케인은 토트넘 통산 267호 골이자 EPL 200호 골을 기록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