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 "서장회의 참석 47명 모두 보복 인사…경찰 역사상 처음"

"말 듣지 않으면 치욕 당할 것이라는 메시지…길들이기 인사"
"누가 봐도 경찰청장이 했다고 볼 수 없어…국회, 국정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밝혀달라"

경찰국 설치에 반발하는 전국총경회의를 주도해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경찰기념공원에서 경찰 총경급 정기 전보인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 서장)은 6일 "경찰서장회의에 참석한 50여 명 중 징계를 받거나, 퇴직을 준비하거나, 교육에 간 인원을 제외한 47명 모두 문책 인사를 했다"면서 최근 단행된 총경 전보 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류 총경은 지난해 7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인물로, 현재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상태다.

류 총경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데, 중대한 조직인 경찰 인사가 보복적으로 불합리하게 진행된 것에 대해 심히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 문제를 지적하고자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총경은 "28명은 경정급 보직에 해당하는 직책에 발령을 냈고, 그중 23명은 새로 생긴 상황팀장 총경 자리"라며 "12명은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6개월 만에 단기 인사로 발령을 받았다. 이 모든 게 경찰 서장회의에 참석한 총경에 대한 보복 인사"라고 지적했다. 경정은 총경 바로 밑 계급이다.

이어 이번 총경 전보 인사를 "경찰 길들이기 인사"로 규정하면서 "정권에 맞서고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들은 치욕을 당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길들이기 인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찰서장을 역임하고 총경 보직을 여러 번 거친 사람을 현재 경정 승진 후보자 밑에 계장급으로 주는 모욕적 인사를 하고 있다"며 "경찰 역사상 이런 인사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경찰국 설치에 반발하는 전국총경회의를 주도해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경찰기념공원에서 경찰 총경급 정기 전보인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류 총경은 "정권 입맛에 맞는 보은 인사를 하고, 부당하다고 (이견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한 보복 인사는 경찰 서장회의 참석자에 대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찰 조직을 흔드는 일"이라며 " 국민의 안전을 해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봐도 (이번 인사는) 경찰청장이 했다고 볼 수 없는 인사"라며 "소문대로 상부에 압력이 있거나 외풍이 있었다면 권력 남용에 해당한다. 복지부나 산업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다른 게 무엇인가"라고 외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는 이번 인사가 법대로 경찰청장이 권한을 행사했는지, 절차상 하자는 없었는지, 다른 외풍이 었는지 등 국회의 권한을 가지고 국정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류 총경은 경찰서장회의 참석자 명단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번 인사로 불이익을 본 사람은 47명"이라며 "이들 모두 서장회의 참석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징계를 받고 있는 류 총경은 추가 징계에 대한 염려를 묻는 질문에 "징계가 두려웠다면 애초 총경(서장) 회의를 주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정조사를 같이할 계획과 관련해서는 "정치를 어들이면 오해를 받게 돼 있다.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여야가 합치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권자로서 총경 보직인사를 위해서 다양한 고려를 한다. 역량과 자질은 당연히 기본이고, 공직관과 책임의식 그리고 대내외의 다양한 평가, 소위 '세평'도 듣는다"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런 것들을 다 종합했고, 이런저런 것들을 다 고려해 제가 심사숙고한 끝에 이런 결과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윤 청장은 지난 2일 총경급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최용석·신동연·민문기·윤주현·김상희·조규형 총경 등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했던 경찰관들이 각 지방청 112치안종합상황실장으로 발령됐다. 이은애 전 수사구조개혁팀장도 경찰인재원 교육행정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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