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북한 유튜버 '유미'와 '송아'의 영상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하면서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선전 캠페인의 일부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했다.
북한 유튜버 유미와 송아가 올리는 영상 콘텐츠는 기존의 북한 체제 선전물과는 느낌부터가 사뭇 다르다.
먼저 지난해 8월 올라온 영상에서 유미는 "카메라 앞에 서니 긴장되지만 코로나로 인해 (여러분이)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없을 테니까 제가 변화하는 평양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영어로 말한다.
이어지는 영상에서 유미는 '음료상점'이라는 곳에 들어가 여러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고는 "이건 우유 맛이다. 포장지가 너무 귀엽다. 그리고 이건 복숭아 맛이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아이스크림 맛을 보고 평가를 한다. 우리가 유튜브에서 흔히 접하는 '맛집 소개 후 먹방' 콘셉트와 유사하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월 개설된 한 유튜브에는 본인을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소개한 '송아'가 등장한다.
송아 역시 "매우 아름답고 웅장하면서도 재미있는 평양의 명소들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며 자신이 직접 모란봉, 문수물놀이장 등을 찾은 모습을 영상에 담아냈다.
송아도 유창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책은 '해리포터'라고 말했다. 이 영상은 지구본, 박제 동물, 액자, 분홍색 커튼 등이 갖춰진 본인의 침실을 배경으로 찍었다.
과연 이런 유미와 송아의 모습은 평양 주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일까.
전문가들은 "영상 속 모습들이 100% 거짓은 아니지만, 유미와 송아가 평범한 북한 주민이라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북한에서의 인터넷 사용은 매우 제한돼 있다. 심지어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된 소수의 특권층도 고도로 검열된 인트라넷에만 접근할 수 있다. 외국 소설 등도 금지 품목이고 이를 유통하다가 적발된 사람들은 엄한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유미와 송아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값비싼 물건과 명소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이 모두 신분·학력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런 영상들을 제작하는 걸까.
북한은 지난 10여 년 동안 유튜브에 여러 종류의 선전물을 게시해 왔다.
구 소련 스타일의 호전적 포스터, 행진하는 군대와 미사일 실험 영상, 백마를 탄 김정은의 이미지가 단골 소재였다.
하지만 이들 영상은 플랫폼 서비스 약관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종종 유튜브에 의해 차단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북한이 유미와 송아를 내세워, 유튜브에 의해 삭제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체제를 선전할 수 있는 '소프트 랜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미와 송아의 동영상이 체제 선전용이라 할지라도 북한의 현 집권세력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이들 영상에 대한 (남한에서의) 접속을 막을 생각만 하지 말고 그런 내용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