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조종사는 바다나 강 상공에서도 임무를 수행한다. 문제는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 추락했을 때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5분 남짓. 이런 일이 생길 때 충북 청주 17전투비행단의 6탐색구조비행전대에는 비상출격(scamble)을 알리는 알람이 울리고, 대기 중이던 항공구조사들이 헬기에 타고 즉각 출동해 조종사를 구해 온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지난 3일 SART 대원들이 한창 혹한기 훈련을 벌이고 있는 초평저수지를 찾아 이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직접 얼음물에 들어가 그 노고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말인즉슨, 조종사가 없으면 공군은 무용지물이 되는데 조종사는 양성에 돈이 많이 든다. 돈보다는 시간이 더 문제다. 신임 전투조종사 한 명이 탄생하는 데 몇 년, 숙련되려면 또 몇 년씩 시간이 걸린다. 전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때뿐만 아니라 평시 훈련비행 또한 위험도가 높다. 당장 우리 군에서 벌어진 항공기 추락사고 중 절대 다수가 평시 훈련비행 중에 벌어졌다.
조종사가 비상탈출을 의미하는 'Eject' 무전을 기지에 날리면, 17전투비행단에 있는 SART 주둔지에 비상출격을 명령하는 알람이 울린다. 대기 중이던 항공구조사들을 태운 헬기가 현장으로 출동, 추락한 전투기에 몸이 끼어 갇혀 있든 산에 숨어 있든 물에 빠져 있든 구해 오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조종사가 목숨을 잃는다면 시신이라도 수습해 와야 한다.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벌어진 '고딕 서펜트 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블랙 호크 다운'에서, 작전 중 추락한 블랙 호크 헬기 조종사들의 시신을 수습한 것도 미군 파라레스큐 대원들이다.
구조사들이 몸 상태를 확인한 뒤에는 헬기 조종사에게 수신호로 상황을 알린다. 그러면 탐색구조헬기가 낮은 고도로 접근해 구조용 인양기(호이스트)를 내리고 고리, 바스켓, 들것 등 각종 구조장비를 통해 헬기로 끌어 올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투가 이들의 주된 임무는 아니지만 임무 특성상 적진에 침투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에 교전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침투하는 방법 자체도 일반적인 낙하산 강하는 기본, 육군 특수전학교에서 고공 낙하산 침투 등도 배운다. 적 몰래 들어가 몰래 조종사를 구해 와야 해서다.
이러한 기술들을 모두 습득하고 12년째 활동하고 있는 항공구조사 이수명 상사의 팔에는 고공, 낙하산 정비 등 각종 어려운 교육을 받았다는 마크가 잔뜩 붙어 있었다. 그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구조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평소 끊임없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반드시 구조한다'는 항공구조사의 임무 구호처럼, 언제 어디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조난된 조종사와 전우는 우리가 구하러 간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항공기 사고 구조, 환자 응급처치·후송, 각종 재해·재난 시 대민지원 등을 들 수 있다. 공군은 이들이 지난해 3월 경상북도 울진과 강원도 삼척, 강릉 지역 대규모 산불 진화 작전과 9월 포항 힌남노 태풍피해 지역 인명구조 작전에도 투입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6전대 신행종 특수탐색구조대대장(중령)은 "이번 훈련은 혹한의 악조건 속에서도 구조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임무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조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으로 전천후 구조작전 능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