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이 전쟁 와중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강제로 자국으로 데려가 아동 포르노물 제작자에게 팔아넘기는 등의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인권위원이 2일(현지시간) 고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로 루비네츠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은 이날 메신저 앱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납치하고 그들을 이용해 포르노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텔레그램 채널들에 의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거로 2명의 러시아인이 아동 포르노물 촬영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이용하는 문제를 의논하는 왓츠앱 대화 발췌본을 텔레그램에 게재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대화에서 "아이를 우크라이나 보육원에서 데려왔고 친척은 없다"면서 "이 아이를 이용하는 여러 비디오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러시아인은 아이의 나이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가 곧 학교에 다니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해 7~8세의 어린이임을 암시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종류의 일을 위해 어린 애들을 데려오고 있는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인들은 이 아이를 포르노물 제작자들에게 넘기면서 25만 루블(약 430만 원)을 요구했다고 루니베츠 위원은 전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의 대화 사본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경찰과 사이버 경찰, 검찰이 범죄자들을 찾아내 처벌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루비네츠 위원은 "러시아인들은 우리 아이들을 몰래 납치, 살해, 추방, 강간하고 있다"면서 "오늘날의 세계에서 이런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울분을 표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1만3천613명의 미성년자를 자국으로 데려갔다. 이 중 122명만 돌아왔고 많은 경우 행방불명 상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해 12월 프랑스를 방문해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점령했던 지역에서 수만 명의 어린이를 강제로 데려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 이것은 순전히 납치다"면서 국제적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