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과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의 상호 교환 전시다. ZKM은 지난해 10월부터 김순기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벨은 1999년부터 2022년까지 ZKM의 센터장으로 재임했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부터 60여 년에 걸친 바이벨의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흑백 필름부터 관객참여형 인터랙티브 설치물까지 70여 점을 망라한다.
바이벨은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이론가로 활동하며 미디어아트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예술을 단순히 아름다운 오브제가 아니라 인지행위로 바라보는 그의 작품은 정치, 사회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내면서 예술에 관한 관습적 견해에 도전한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다중 채널 비디오 설치물 '다원성의 선율'(1986~1988)이다. 디지털 특수효과를 통해 산업혁명부터 데이터 기반의 후기산업정보혁명 시대까지 2세기 동안 이뤄진 세계의 기술 전환을 시각화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공감각적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복도공간 곳곳에는 관객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설치물이 발길을 붙든다.
바이벨은 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상 인사를 통해 "미디어는 감각기관의 연장이자 인공적 감각기관으로, 세상을 생산하기도 한다"며 "미디어와 미디어 아트는 단순히 이미지를 재현하는 매체가 아니라 생산의 수단이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