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맹추격에 '어대현' 흔들리나?…윤심 역풍 우려도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내세워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고자 했던 '어대현(어치피 대표는 김기현)'기류가 흔들리는 것으로 해석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김기현 의원이 열세인 여론조사 결과가 연달아 나오면서다. 두 유력 주자를 사실상 주저앉힌 친윤계 드라이브에 대한 반감에 '김연경‧남진 인증샷' 등 잡음까지 겹쳤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맹추격은 두드러진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국민의힘 지지층 410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안 의원은 60.5%를 기록해, 37.1%를 기록한 김 의원에 크게 앞섰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전국 18세 이상 117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 504명 중 47.5%가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이 적합하다고 답해, 김 의원(44.0%)을 앞섰다.
 
김기현 의원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김 의원은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이기는 캠프' 출정식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어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당원들의 마음을 더 얻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김연경‧남진 인증샷'에 대해서도 "표현 과정에서 다소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캠프 내부에서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긴급회의를 여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최근 조사는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로 안 의원에게 '비윤' 표심이 붙어있는 건데, 안 의원은 '친윤' 메시지를 내고 있어서 서로 부딪치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의 추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도 "안 의원이 일시적으로 상승세에 있는 것은 맞지만, 유독 한 여론조사에서 '튀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번을 기점으로 조직을 강조했던 전략에서 캠페인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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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영향이 여론조사에 포함되면 현재의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영향이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표심이 '윤심'을 강조하는 김 의원보다는 안 의원으로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저지시키는 과정에서 친윤 주류가 보였던 초선의원 50명 연판장 등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동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리고도 '너무 무리했다'는 뒷말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당원들에게도 '당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로 작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지지층 여론조사 추세가 실제 전당대회까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전당대회가 책임당원 100% 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일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와 실제 당원 조사는 표본 채집부터 조사 방식까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출마선언 이후 전국을 돌면서 유세와 합동토론회를 하면 현장 조직표가 절실해지고, 유권자들이 대세에 따르는 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김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라고 했다.
 
※기사에 언급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은 95% 신뢰수준에 ±4.9%포인트), 응답률은 11.7%다.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는 표본오차는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9% 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한정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7%p), 응답률은 1.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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