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2시 고흥군 남양면(南陽面)사무소 2층.
겨울이지만 남양 이름 그대로 맑고 따스한 햇살 속에 고흥군수의 '군민과의 지역발전 전략 토론회'가 시작됐다.
공영민 군수가 지난달 30일 동강면과 대서면을 시작으로 새해를 맞아 취임 후 첫 군민과의 토론회에 나서면서 이전과 달라진 진행방식에 관심이 쏠렸다.
2시간 토론회는 결과적으로 진행방식에서 성공적이었으나 참여자 부분은 보완해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고흥군은 민선 8기 비전인 '10년 후 고흥인구 10만 기반 구축'을 주제로 소규모 지역개발사업 건의가 주를 이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해 군수와 군민이 지역발전을 공유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 군수는 "남양면의 소득 증진을 중심으로 토론하고 군수권한은 면장에게 대폭 이양할 것"이라며 군수 측근으로 불리는 이른바 '부군수' '부면장' 민간인들이 실과소장이나 면장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할 것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명숙 남양면장은 남양면만의 특색있는 관광코스 개발과 남양면 실버타운 건립(유치)을 핵심 주제로 제안했다.
관광분야에서 공 군수는 "선정마을 일출은 햇빛과 공기까지 좋아 걷는 코스가 마련되면 좋겠다"며 "오후에는 중산마을 일몰을 보고 숙박하는 즐길거리나 체험 개발"을 언급하면서 "우도의 일출 일몰과 득량만을 끼고 있는 남양은 복 받은 지역으로 지역관광 1번지가 돼 보자"고 북돋았다.
함께 한 신건호 고흥군의원은 "숙박업소를 하려면 규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중산마을 노을 음악회가 열리는 노을 전망대가 도로변에 있어 주차 불편이 있다며 예산 지원을 당부했고 공 군수는 "관광객이 많이 오게 하는 특색 있는 음악회로 준비해 달라"면서 "낙상 등 위험하기에 안전상 토지 매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 군수는 남양에서 열리던 머드림픽이 2014년부터 중단된 것은 접근성 문제가 크다며 여름휴가철 외지 관광객들을 어떻게 하면 끌어들일지, 배석한 최남규 관광정책실장에게 검토를 지시했다.
또 실버타운 유치 제안에 대해서 "해당 부지가 염해지구라면 최고급 시설로는 부적절하고 이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어떨지 고려해 달라"면서 "자녀들이 실버타운의 접근성과 의료인프라·자연환경을 따지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핵심주제 외에 축구장과 골프장 신설·방범용 CCTV 등도 토론 안건으로 대두됐다.
남양에 야구장이 사실상 무산돼 축구장을 신설해 달라는 데 대해 공 군수는 "야구장으로는 면적이 좁아 공이 날라오면 차량까지 갈 우려가 있었다"며 "미니축구인 풋살장이 적정하고 풋살 국제경기도 가능한지를 담당 과장에게 물었다.
정동석 고흥군 문화체육과장은 "거기까지 검토를 안해봤다"고 답했다.
골프장과 관련해서 공 군수는 "영남면 쪽에 27홀 규모로 추진되는 데 토지매입이 67% 진행됐고 70%가 되면 MOU를 넘어 MOA까지 가능하다"며 " 200명 고용과 땅값 상승이 기대되는데, 대신 사업자가 재력이 튼튼해야 한다"며 "골프장은 군에 수입도 많이 들어오기에 조속히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의욕을 비쳤다.
주민이 "마을 근처 저수지를 드나드는 낚시꾼들의 쓰레기 투기로 불편하다"며 CCTV 설치를 건의하자 공 군수는 송원종 고흥군 건설과장에게 CCTV를 설치하고 가로등 조명도 밝게 해서 고흥을 활기차게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토론회 후 한 주민은 "군수와 토론 형식의 대화는 처음"이라며 "군수 말을 들어보니까 지역관광 활성화와 인구정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고 정책 방향도 비전이 기대됐다"고 전했다.
다만 또 다른 주민은 "토론회에 100여 명이나 참석했는데 발언이 주로 전·현직 이장이나 청년회장·체육회장 등에 집중됐고 일반 주민 참여가 부진했다"며 "여성 주민 발언이 한 명도 없었던 점 등도 개선할 대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