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최고 스타로 꼽히는 이용대(35·요넥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세계 배드민턴계를 주름 잡았던 최고의 선수였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용대의 피는 여전히 뜨겁다. 소속팀에서 플레잉 코치까지 맡아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선수로서 욕심은 끝이 없다.
이용대는 1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2023 요넥스 트레이드쇼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대한 오래 현역으로 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기량은 예전 같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국제 대회 출전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용대는 이효정과 혼합 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고(故) 정재성과 남자 복식 동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로 군림했다.
그러다 이용대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뒤 태극 마크를 내려놓았다. 대표팀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국제 대회에 나서 바르셀로나 스페인 마스터스 남자 복식 우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플레잉 코치를 맡은 지난해부터는 주로 국내 대회에 집중하고 있다.
아무래도 체력과 기량 등에서는 전성기를 지난 게 사실이다. 이용대는 "가장 몸과 기량이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6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뛰는 거 보면 정말 빨랐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스피드나 이런 부분에서 약해서 경기하는 데 좀 힘들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관록을 앞세워 여전한 경쟁력을 뽐낸다. 이용대는 지난해 창설된 '2022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안리그'에서 팀을 초대 챔피언에 올렸고, '2022 정향누리 전국연맹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까지 2관왕을 이끌었다. 이용대는 "아직 보는 눈은 죽지 않았다"면서 "국제 대회를 오래 뛰다 보니 (상대가 어떻게 공격할지) 길이 보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도자로서 첫 경험이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이용대는 "지난해 처음 코치를 하면서 일단 선수들의 장단점, 성격, 성향 등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 내가 선수 때와 다르게 후배들이 운동하는 걸 보면서 짜증도 냈다"고 돌아봤다. "마음 같아서는 더 강하게 훈련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진용과 김재현 등 국가대표를 배출했다"면서 "코치로서 개인적 목표는 이뤘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코치 경험까지 더해 올해 이용대는 선수로서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이용대는 "지금까지는 지도를 받기만 했지 가르친 것은 처음"이라면서 "내가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잊었던 부분도 깨닫게 되고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현과 진용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 시간이 좀 날 것"이라면서 "내 운동을 할 시기인 만큼 몸도 올리고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오는 17일 개막하는 코리안리그 2연패를 노린다. 여기에 이용대는 국제 대회 출전도 차츰 계획하고 있다. 이용대는 "국내 대회만 하다 보니 스피드와 경기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여건이 되면 국제 대회도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후배들에 대한 격려와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용대는 "최근 여자 단식 안세영이 잘 하고 있는데 뿌듯하다"면서 "도쿄올림픽 이후 정말 많이 성장했는데 더 노력해서 큰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진한 남자 복식 대표팀 후배들에 대해서 "올해 조금 더 노력하고 호흡을 다져서 세계 랭킹 8위 안에 올라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단 "40살까지 현역 생활 계획을 잡고 있다"는 이용대.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