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마스크 '권고' 첫날…부산 시민들 "아직은 조심스러워"

실내 마스크 의무 27개월 만에 '권고'로 변경하며 사실상 해제
실내체육시설·관공서·은행 곳곳서 "아직 불안하다", "벗기 어색하다"는 반응

30일 부산 동구의 한 실내체육시설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하는 모습. 김혜민 기자

정부와 부산시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을 30일부터 '권고'로 전환하며 사실상 해제했지만, 부산지역 실내 시설 곳곳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는 등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날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의 한 실내체육시설. 러닝머신 위에서는 한 이용자가 마스크를 그대로 쓴 채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격한 운동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근력운동 기구에서 안간힘을 쓰며 덤벨을 들어 올리는 이용자들 역시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얼굴 위로 흐르는 땀을 닦느라 잠시 마스크를 벗는 이용자도 볼 수 있었지만, 이내 옆사람 눈치를 보더니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실내체육시설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해제 소식이 누구보다 반갑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분위기를 조금 더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승우(36·남)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대부분 회원들이 아직은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는 분위기"라며 "숨이 차서 당장 마스크를 벗고 싶은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분위기를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30일 부산 동구청 무인민원 발급창구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줄을 서고 있다. 김혜민 기자

비슷한 시각 동구청 민원실을 찾은 시민들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무인 민원 발급기 등 길게 줄을 선 곳에서는 예전과 다름없이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료 검진을 받기 위해 구청을 방문한 최천곤(60대·남)씨는 "뉴스를 통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사실은 접해 들었다"며 "하지만 날씨도 춥고 독감도 유행이다 보니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쓰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동구 좌천동에 사는 이철수(67·남)씨도 "마스크 착용이 이제 익숙해졌다. 실내에서 쓰고 있어도 크게 불편을 못 느끼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도 계속 발생하고, 특히 나이 든 사람에겐 치명적일 수 있으니 당분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마트와 은행 등 실내 공간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예전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30일, 부산 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직원과 손님의 모습. 김혜민 기자

부산시와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 명령을 변경 발령해 실내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등 교육·보육시설은 물론 대형마트, 쇼핑몰,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헬스장, 수영장 등 운동시설과 경로당 등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자율이다.

다만 감염 취약 시설 중 입소형 시설, 의료기관과 약국, 대중교통수단 등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감염취약시설에는 요양병원과 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이 포함됐고, 대중교통에는 노선버스와 철도, 도시철도, 여객선, 전세버스, 택시, 항공기 등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별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시설이 다를 수 있어 착용 의무 시설 안내 등 지침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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