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못한 경남도, 경남FC 해체 '초강수 카드'까지 꺼냈다

경남도 차석호 문화체육관광국장이 경남FC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 사건이 불거져 홍역을 치른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가 이번에는 직원들이 예산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펑펑 쓴 사실까지 드러나자 구단주가 도지사인 경상남도가 칼을 빼 들었다.

경상남도는 추락한 도민 구단의 명예를 찾고자 뼈를 깎는 고강도 혁신안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구단주인 박완수 지사는 민선 8기 임기 내 경남FC의 자생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구단 해체까지 검토하겠다는 초강수를 띄워 더 이상 혁신을 미루지 않고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우선 경남FC 경영진이 전면 교체된다.

구단주를 현재 당연직인 도지사가 하던 것을 도지사 또는 도지사가 지명하는 사람으로 문호를 넓힌다. 지난 29일 자로 임기가 끝난 대표이사에는 혁신역량과 경영능력, 전문성까지 겸비한 인사로 영입할 방침이다.

오는 3월 31일 자로 만료되는 이사들을 새로 구성한다. 재정 후원이 가능하고 축구에 애정이 있는 이사로 전면 교체하고, 24명의 이사 체제를 15명 내외로 축소한다.

또,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자 현재 변호사 1명으로 구성된 감사를 회계전문가 1명을 추가해 2명으로 늘린다. 경남도 역시 앞으로 연 1회 자체 감사를 벌여 지도·감독의 역할을 강화한다.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사무국을 단장 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도에서 파견된 사무관 1명만으로 사무국과 선수단 업무 관리의 한계를 이번 감사로 여실히 드러난 만큼 혁신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단장을 영입해 구단의 허리 역할을 맡게 한다.

구단의 재정 자립화에도 손을 댄다. 최근 5년간 구단 재정 현황을 보면 도비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8년 69%, 2021년은 무려 84%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와 올해 현재 79% 수준으로, 자체 수익은 낮고 대부분 도비에 의존하고 있다.

도는 민선 8기 임기 내 재정자립화율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비 지원을 2024년 65%, 2025년 60%, 2026년 50%로 연차별로 낮추고자 지역과 함께 성장한 기업의 후원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영진과 직원의 목표관리제를 도입해 후원금 유치 금액의 10%를 성과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승진과 연봉 책정 등의 파격적인 인사 우대도 할 계획이다.

구단 성적에도 신경을 쓴다. 2018년 K-리그 2부에서 1부로 승격된 이후 2년 만인 2020년 다시 2부로 내려와 현재까지 남아 있다.

도는 민선 8기 내 1부 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마지막 투혼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감독에게 경기와 선수단 운영에 전권을 부여해 성적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한다. 도민의 축구 붐을 조성하고자 기업데이, 지역 순회 홈경기 개최, 서포터즈를 확대 결성한다.

그런데도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하는 등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민의 의견을 물어 구단 해체 또는 K-3 리그로 하향하는 것까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액 연봉과 주전 미활용 선수는 이적과 계약해지, 타 구단 임대를 검토하고, 고액 용병보다는 지역 유소년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 선수로 선발하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각오다.

경남FC의 감사 결과 직원들이 예산을 맘대로 사용한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도의 감독 손길이 미치지 못하자 자신의 쌈짓돈처럼 몰래 펑펑 써버린 것이다. 수백 차례 맘대로 출장을 다녔고, 수천만 원에 이르는 여비와 기름값, 초과근무수당도 챙긴 사실이 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도는 직장 내 갑질, 성희롱, 감사 결과 등 각종 비위에 대해 규정에 따라 징계, 환수 조치를 강행하고, 금품수수·향응·성폭력·음주운전 등 중점 비위행위는 한 번의 잘못도 용서하지 않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최근 불거진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노무법인을 통한 자체 조사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실무위원회에서 모두 혐의가 인정돼 지난 26일 경남FC인사위원회는 가해자 2명에게 정직 3월과 2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와 함께 도 감사위원회가 추진한 특정감사에 대한 결과가 통보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마무리하는 등 기강 확립을 통한 분위기 쇄신에도 나설 방침이다.

경남도 차석호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남FC 고강도 혁신으로 정말 도민들이 응원하고 박수치는 건강한 도민프로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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