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파트 예외 없어…전남 미분양 절반은 '광양'

광양 미분양 주택 전남 전체의 42% 넘어
미분양 추이 불구 지난해 3천 세대 넘는 신규 아파트 공급
'라크포엠' 등 물량 소진되지 않아 시행사가 계약 해지 나서기도

공사중인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도 개선을 이유로 중단했던 미분양관리지역 제도 운영을 조만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남 광양시의 재지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광양시는 최근 분양 저조로 아파트 단지 시행사가 사업 취소나 연기를 검토하기도 하는 등 미분양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곳이다.
 
27일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광양지역 미분양 주택은 총 1242가구로 전남 전체(2925가구)의 42.46%가 넘는다.
 
이는 인접 전남에서 가장 많은 수치로 인접 순천시(372가구)와 여수시(214가구)를 월등히 뛰어넘는다.
 
광양시는 지난 2021년 10월, 미분양주택수가 전월(439가구) 대비 3배를 넘기는 1335가구를 기록한 것으로 기점으로 비슷한 규모를 쭉 유지해 왔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를 대상으로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지역 등 4개 선정 기준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 선정된다.
 
HUG는 지난해 9월말 제72차 미분양관리지역 공고를 끝으로 제도 개선을 위해 운영을 중단, 현재 일시적으로 미분양관리지역이 없는 상황이다.
 
당시 광양은 전남에서 유일하게 전국 15개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다.
 
광양시는 2022년 3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가 같은 해 8·9월(적용 기간 2022년 11월 30일까지) 다시 이름을 올렸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사업자가 분양보증 예비 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주택 공급과 관련한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이같은 추이에도 불구하고 광양에서는 대규모 도시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지난해에만 '대우 푸르지오', 'GS 자이' 등 5개 단지에 총 3244세대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됐다.
 
광양이 또다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지역 곳곳에 빈집이 급증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광양 마동에 분양된 '더샵 라크포엠'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아 시행사가 분양 계약 해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시행사는 앞서 지난 10월쯤 분양 계약을 마친 계약자들에게 입주자 모집승인 취소 및 분양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통지했다.
 
시행사는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등 분양 시장 침체로 인한 입주자 모집승인 취소 및 분양연기를 검토 중에 있다"며 "기존에 납부한 계약금은 계약해제 절차에 따라 환불 및 위약금을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이 단지는 시행사가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참여시켜 짓는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29층, 전용면적 84㎡를 비롯해 총 920가구 규모로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1·2순위 일반청약에서 898세대 공급에 일부 대형평수를 제외하고는 530명만 접수해 미달됐다.
 
여수·순천·광양시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음에도 미분양된 것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조연관 광양시지회장은 "라크포엠과 같이 분양되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정상적으로 사업을 최초에 진행했던 기획했던 시행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신탁사가 법적 절차를 마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 분양에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청약이 미달되면 튼튼하지 않은 시행사들의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 같이 신탁사가 회수하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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