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김동연 치켜세운 장제원…'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가'

박종민 기자

지난 2018년 8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과거 경제정책의 실패사례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경제상황을 야기한 과거 보수정권 9년의 경제정책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다시 말하면, 멍석을 깔아줄테니 지금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콕 집어달라는 요청이었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경제나 국정운영은 어느 정부의 임기를 딱 잘라서 보기 어렵다"며 이 의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경제나 국정운영은) 결국 계속적으로 쭉 흘러가는 흐름"이라며 "과거에 어떤 것이 됐든 지금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정책을 맡고 있는 저희가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책임있는 정책당국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또 "과거의 어떤 것(정책 결정)이 지금까지 영향을 주는 것도 많이 있겠지만, 저희가 내부적으로 분석도 해보고 또 고칠 것은 고쳐서 좋은 정책을 하는 것이 정책을 맡고 있는 책임자의 (바람직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결국 '국정운영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전 정부를 탓하지 않고 현 정부가 적극적인 수정·보완을 통해 좋은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창원 기자

김 부총리의 발언이 끝나자 사회를 보던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장제원 간사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제원 의원은 "'과거 정부에 어떤 일이 있었던 간에 현재의 공직자가 많은 책임을 느낀다'라는 말씀이 굉장히 국민들로 하여금 신뢰를 주고, 국민들이 크게 공감하는 답변이 아니었나 싶어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4년 5개월이 흐른 지금, '난방비 폭탄'으로 민심은 폭발 직전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정부·여당이다. 책임공방이 벌어지며 또다시 전임 정부가 소환됐다.

정부·여당은 '그동안 가스 요금 인상을 억누르고, 탈원전 정책을 펼친 탓'이라며 근원적인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게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경기도지사가 된 김동연이 다시 나섰다.

그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난방비 폭탄이 떨어져도 전 정부 탓만 하는 윤석열 정부가 큰 걱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충격이었지만,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과거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경제와 국정운영 관련해선 전 정부 탓하지 말라! 현 정부가 언제나 분명한 책임감을 갖고 대처하라!'

김동연의 말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과거 정부에 어떤 일이 있었던 간에 현재의 공직자가 많은 책임을 느낀다'라는 말은 국민들이 크게 공감하는 답변"이라며 당시 김동연을 한껏 치켜세웠던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

그는 '난방비 폭탄' 사태를 지켜보며 지금도 그 때와 같은 입장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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