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을 연기하는 등 병역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수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던 또 다른 병역 브로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서울남부지검은 병무청과 합동수사 중인 뇌전증 위장 병역면탈 사건과 관련해 병역 브로커 김모(37)씨와 병역면탈자 15명, 공범 6명 등 총 22명을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병역 브로커 김씨는 병역 면탈 의뢰자들을 상대로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알선하고 협박성 제안까지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미 지난 9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수감 중이다.
김씨는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온라인에 병역상담카페를 개설해 병역의무자 등을 유인한 후 "내가 준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면 병역을 감면시켜 주겠다"라고 약속한 뒤 상담비 명목으로 총 2억 61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A(30)씨, 골프선수 B(25)씨, 프로게이머 코치 C(26)씨 등 병역면탈자들은 김씨가 제공한 시나리오에 따라 뇌전증 환자로 가장해 의료기관에서 허위 진단서, 약물처방, 진료기록 등을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단순 방조를 넘어 직접 브로커와 계약하거나 대가를 지급하고 허위 목격자‧보호자 행세를 한 병역면탈자의 가족 및 지인도 공범으로 기소됐다.
앞서 병역 브로커 구모(47)씨는 지난달 21일 구속 기소됐다. 이번에 기소된 김씨는 구씨의 밑에서 부대표로 일했다.
검찰은 "병역면탈은 입시 비리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공정과 통합을 저해하는 중대범죄"라며 "그 실체를 규명해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