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기업광고 부착 재검토…연내 이용요금 2배 인상 추진

당초 5월 인상 목표 수정…지하철·버스 요금 인상에 고민
기업광고 유치 두 차례 유찰…광고유치계획 재검토 수순
일일권(1시간) 1천원 → 2천원으로 인상…구독요금도 변경

서울공공자전거 '따릉이'.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2015년 12월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처음 선보인지 7년 만에 이용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각종 물가인상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당초 5월 예정이었던 인상 시기를 연말까지 미룰 예정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따릉이 이용은 4094만8900건으로 전년대비 28% 증가했다. 서울시민 1인당 4번 이상 따릉이를 이용한 셈이다. 2021년도 대비 이용률이 35% 급증했다.

시간당 1천원(일일권)의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공용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데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줄고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 따릉이 대여소를 확대 설치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이용률 증가에 한 몫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따릉이 대여소는 2719곳, 따릉이 자전거 수는 4만3500대에 달하지만 따릉이 운영 적자가 연간 100억 원을 훌쩍 넘으면서 서울시가 올해 이용요금 인상을 저울질 하고 있다.

시는 당초 5월 중 기존 1시간 1천원(일일권)이던 이용요금을 2천원으로 2배 올릴 예정이었다. 365일 이용권(3만 원)을 없애고 180일 이용권 이용요금을 1만5천원에서 3만5천원으로 2배 이상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만 서울시가 올해 4월을 목표로 지하철·버스 요금을 300원에서 최대 400원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따릉이 요금까지 연쇄 인상하면 시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따릉이 요금 인상 계획도 하반기로 미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5월 따릉이 이용요금 인상을 계획했지만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연내 인상 추진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따릉이가 공공 서비스인만큼 수익률보다 시민 편의에 중점을 두다보니 따릉이 대여소와 자전거 운영대수가 늘어날수록 운영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물론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수익을 담보하는 서비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시는 운영적자를 해소와 수익 다변화를 위해 작년 7월 기업광고를 유치하기로 했지만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서울시 내부에서는 따릉이 광고유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 이용건수 500만건이 넘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공유자전거 플랫폼이지만 공공서비스다보니 특정 상품 광고를 지양하고 기업 이미지 홍보 위주로 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두 차례 시행한 입찰에 응찰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는 따릉이 요금인상 계획을 밝히면서도 기업광고 유치 계획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수익 다변화 방안은 전문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따릉이 운영적자와 민간 플랫폼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일부의 지적을 받아오면서도 시민들의 만족도 상승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따릉이 관련 예산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는 올해 따릉이 대여소를 281개소 늘어난 3천 곳까지 확보하고, 따릉이도 1500대 늘려 4만5천대까지 늘려 환경·시민 친화적인 공공자전거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 16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목도리와 귀마개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한 때 급증했던 공유형 전동킥보드에 대한 안전 규제와 단속이 최근 늘면서 친환경 자전거 공유 플랫폼 따릉이는 지하철·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잘 되는만큼 서울시의 따릉이 운영적자 폭도 증가해 서비스가 적절하게 유지·관리되기 위해서는 이용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출퇴근 시간 마다 따릉이를 이용한다는 직장인 김효진(32)씨는 "따릉이 요금이 2배로 오르면 다른 공공요금 인상도 있어 부담이 따르겠지만 자전거를 구입하거나 유지비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이용할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현민(36·직장인)씨는 "공공요금이 천정부지로 솟아서 당장 난방비 부담도 큰 상황"이라며 "지하철이나 택시와 달리 따릉이 자전거는 공해도 없고 내 두발로 달리는 건데 인상폭이 너무 크다. 관리하는 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 500원 정도 이내서 인상하는게 적절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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