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설 민심 평가…野 "'尹정권, 李 죽이기 혈안" 與 "'정치공작' 프레임 못 받아들여"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24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민심이 윤석열 정권, 또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판에 집중됐다며 여야가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설 연휴 민심은 윤석열 정권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라며 "오로지 이재명 대표 죽이기에만 혈안이 된 검찰의 횡포에 대해 분노하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 명절 동안 많은 국민께서 윤석열 정권의 민생 파탄과 국정 불안, 야당 탄압에 대해 많은 걱정과 분노의 말씀이 있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에 밥먹듯이 소환통보를 날리고 하루 조사면 되는 것을 이틀로 쪼개겠다며 '쪼개기 소환'까지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주작조작 의혹에 대해선 손끝 하나 대지 않는다"며 "도대체 검찰은 뭐하고 있나, 김건희 특검을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외교의 '순방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조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도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으로 국제적 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실과 정부의 잘못된 해명이 오히려 이란 현지의 비판 여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며 "오죽하면 '대통령의 입이 대한민국의 최대 리스크' 라는 말까지 나오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면서 유독 일본에 대해서는 굴종외교로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며 "일본은 사과할 생각도 없고 일본 기업도 돈 낼 생각이 없는데 우리 정부는 사실상 우리 기업 돈으로 대신 갚아주는 굴욕적인 강제징용 배상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 난방비 폭탄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정부의 긴급 재난 예비비 편성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설 밥상 최대 화제는 난방비 폭탄이었다"며 "정부가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분통을 터트리는 국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가난과 추위는 모두에게 똑같이 오는 게 아니라 경제적 약자에게 훨씬 심하게 온다. 아예 난방을 켜지 않고 전기장판 하나로 나는 서민도 참 많다"며 "작년 에너지바우처 대상에게 지급된 총액이 1600억원 남짓으로 1인당 19만원 정도다. 한달 난방비도 안 되는 금액인데 이걸로 전기료·난방비 급등을 이겨내라고 할 수 있을까 참으로 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긴급하게 재난 예비비라도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최고위원회는 오는 25일 난방비 문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설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비판론'이 명절 연휴 민심의 대세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설 민심에서 가장 크게 피부로 느낀 두 가지는 간첩단 사건을 비롯해 국가가 허물어졌다는 것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 대장동, 성남FC 사건 등을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 공작'이란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남 시장 재직 시절에 있었던 일들은 조폭과 토착세력이 결탁해 만들어진 사건들이다. 이런 사건에 대해 '정적 제거' '야당 파괴' '정치공작' '정치검찰' 프레임을 잡아 이 대표의 범죄 의혹과 관련된 혐의들을 벗어나려고 하는 건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설 민심의 대표적인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겨울철 '난방비 폭탄' 관련 민주당의 정부 비판론에 대해선 "추운 겨울을 나는데 정부가 여력이 있으면 더 지원해드려야 함에도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이는 국제 정세와 연관된 전 세계적 현상인데, 민주당이 이를 정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탈원전을 한다면서 많은 부담을 후임 정부에 넘기고 떠난 게 민주당 정부"라면서 "118만 에너지 취약가구,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에 대해선 에너지바우처를 50% 이상 인상해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하다. 어려운 계층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챙기면서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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