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 SF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가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화제 몰이 중이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과연 연상호 감독은 '정이'를 통해 또 어떤 독창적인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를 선보였을지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봤다.
연상호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에 프로덕션·기술력 더해진 '정이'
'지옥' '반도' '부산행' 등 매 작품 전무후무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며 작품성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A.I.를 소재로 한국형 SF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또한 연상호 감독은 SF 장르 속에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프로덕션 디자인, 촬영, 조명, 세트, VFX(시각특수효과) 등 각 팀과 유기적인 협업을 진행해 더욱 완성도 높은 세계관을 완성했다.
정황수 VFX 수퍼바이저는 "뇌 복제 인공지능 A.I.와 인간이 구별되지 않는 수준의 구조적인 개연성과 인간과 로봇 간의 교감을 기술적인 이질감 없이 구현하기 위해 캐릭터 디자인에서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파워·힘·스피드 모두 갖춘 상상을 뛰어넘는 리얼 로봇 액션
로봇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치러야만 하는 미래 인류의 설정 속 '정이'만의 액션은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완벽한 액션 시퀀스를 위해 타이틀 롤 정이 역의 김현주는 작품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일대일 액션 트레이닝을 받았다.
김현주는 기초 체력, 움직임, 총을 쏘는 자세, 맞는 법, 구르는 법외에도 지형지물 속에서 스턴트 팀원들과 수많은 고강도 훈련을 거듭하며 합을 맞춰보기를 반복하면서 연합군 최정예 리더 출신의 전투 용병 정이의 모든 움직임을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이'의 유미진 무술감독은 "화려하고 빠른 기술들보다는 묵직한 하나하나를 처절하게 쌓아 결국 승리로 이끄는 정이 그 자체였다"며 김현주의 열정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은 기존에 로봇 영화에서 보여줬던 둔탁한 액션 장면과는 달리 마치 사람과 사람의 싸움을 보는 듯한 '정이'의 액션은 자유로운 로봇의 움직임에 강한 파워와 스피드를 더했고, 그에 맞는 액션 콘티를 작업해 촬영에 임했다.
강수연·김현주·류경수, 탄탄한 연기력으로 빛나는 앙상블
무엇보다 '정이'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강수연, 김현주, 류경수 세 명의 배우를 통해 완성됐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그려냈던 '정이'의 세 배우가 각기 다른 욕망과 목표를 가진 인물들로 변신한 것이다.
먼저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강수연은 A.I. 전투 용병 정이의 개발을 전담하는 팀장이자 정이의 딸 서현 역을 맡았다. 그는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깊은 내면을 가진 인물을 심층적으로 표현하며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또한 강수연은 "가장 한국적인 SF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한 연상호 감독의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SF 영화를 선보이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이자 뇌 복제 실험의 대상이 되는 정이 역의 김현주는 평범한 인간일 때와 뇌 복제를 통해 A.I.로 재탄생했을 때의 정이의 세세한 차이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해 눈길을 모은다. 여기에 스펙터클한 액션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작품에서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정이의 뇌복제 실험을 꼭 성공시켜야 하는 크로노이드 연구소장 상훈 역의 류경수 또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연상호 감독이 "연기에 있어서 설계를 구체적으로 하는 배우"라고 소개한 만큼 류경수는 심도 깊은 캐릭터 분석력으로 시도 때도 없이 자신만의 유머를 날리며 유쾌함을 선사하다가도 정이의 개발에 몰두하며 열의를 쏟는 모습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