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첫 돔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해 9월 시작한 첫 월드투어 '매니페스토'(MANIFESTO)로 미국 6개 도시, 일본 3개 도시를 돌았던 엔하이픈은 일본 팬들의 열성적인 성원에 힘입어 공연 회차를 추가했다. 추가 공연을 통해 4세대 아이돌 최초로 일본 돔에 입성했다는 기록을 세웠다.
22일 오후, 일본 교세라돔 오사카에서 엔하이픈의 첫 번째 월드 투어 '매니페스토'의 일본 추가 회차 마지막 날 공연이 열렸다. 전날 공연이 한국 26개 영화관 내 라이브 뷰잉을 병행했다면, 이날은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에 유료로 온라인 스트리밍됐다.
제이는 "저희의 꿈이라고 생각했던 교세라돔이 이틀 연속 엔진 여러분과 엔진봉으로 가득 찼는데 정말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저희의 시선에서 객석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정말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첫 곡부터 사실 너무 벅차올라서 순간 울컥했다"라는 니키는 "다시 한번 수만 명의 엔진 여러분과 한 공간에서 (공연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우리 엔진 여러분 덕분이다. 오늘도 마지막까지 최고의 공연으로 엔진 여러분들께 보답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희승은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라고 했고, 리더 정원은 "2023년에도 전 세계에 엔하이픈을 알리고 하나 된 목소리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할, 교세라돔의 마지막 날도 느낌이 아주 좋다. 역시 파이널 공연답다"라고 만족했다.
엠넷 아이돌 서바이벌 '아이랜드'를 통해 결성된 엔하이픈은 2020년 11월 첫 번째 미니앨범 '보더 : 데이 원'(BORDER : DAY ONE)으로 데뷔했고, 약 7개월 만인 이듬해 7월 일본 데뷔 싱글 '보더 : 하카나이'(BORDER : Hakanai)를 낸 바 있다.
한일 양국에서 강렬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음악으로 활동한 엔하이픈. 꽉 찬 사운드가 쏟아지는 듯한 '드렁크-데이즈드'(Drunk-Dazed), 전자기타 연주가 귀에 꽂히는 '원 인 어 빌리언'(One in a billion), 격렬한 안무 퍼포먼스로 시작하는 '피버'(FEVER)가 연달아 이어지는 구간이 하이라이트였다.
니키는 "이 '드렁크-데이즈드'부터 '피버'까지는 엔진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는 무대인데, 이게 저희한테는 정말 각오와 체력이 필요한 무대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원은 "그래도 엔진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응원 때문에 저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진짜로"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성훈은 "엔진들도 지치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일본 공연이었으나 일본어곡 못지않게 한국어 곡도 많았다. 엔하이픈은 'TWF'(That Feeling When) '어퍼 사이드 드리밍'(Upper Side Dreamin') '별안간'(Mixed Up) '원 인 어 빌리언' '어텐션, 플리즈!'(Attention, Please!) '모 아니면 도'(Go Big or Go Home) 등을 한국어로 불렀다.
'워크 더 라인'(WALK THE LINE)과 '퓨처 퍼펙트'(Future Perfect)(Pass the MIC)를 마지막으로 본 공연은 끝났다. 팬들이 멤버와 엔하이픈 이름을 연호하며 앙코르를 요청했고, 저녁 6시 22분 '패러독스 인베이전'(ParadoXXX Invasion)으로 앙코르가 시작됐다.
엔하이픈은 엔딩 멘트에서 처음으로 돔 공연을 치른 감격스러움을 표현했다. 제이크는 "돔 투어 연습하면서 추가된 부분도 많고 이렇게 많은 엔진분들 앞에서 한 번도 (공연) 해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긴장 많이 하면서 준비했는데, 저희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것만큼 훨씬 더 재미있게 응원도 해 주시고 즐겨주시는 것 같아 행복했다"라고 밝혔다.
제이는 "정말 이렇게 즐거운 추억 만들어주신 엔진 여러분, 지금까지 이 돔 투어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연습해 온 우리 멤버들한테도 정말 잘했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며 "저희가 봤을 때 100% 만족할 공연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음에 다시 왔을 때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원은 "사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부담이 됐던 게 오늘 부모님이 오셨다. 많은 엔진분들이 저희를 보시고 좋아하는 모습을 (저희) 가족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며 "열심히 할 테니까 계속 응원해주시면 저희가 훨씬 더 좋은 무대로 보답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성훈은 "제가 목이 어제보다 더 안 좋아서 마음속으로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 그런데 괜찮다. 돔에 처음 왔으니까 아쉬웠지만 저희가 (여기) 또 오겠죠"라며 "다음은 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엔진분들은 잘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선우는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제가 이렇게 무대를 하는 게 정말 믿겨지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오늘은 엔진분들 반응이 어제보다 좀 더 좋아가지고 놀랐다. 물론 어제도 좋았다. 앞으로 이런 무대 오래오래 많이 서고 싶고 엔진분들도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디스토션 기법의 전자 기타와 베이스 사운드가 조화를 이뤄 벅차오르는 느낌의 얼터너티브 록 '샤우트 아웃'(SHOUT OUT) 이후, 본 공연에서 불렀던 '포겟 미 낫' '어텐션, 플리즈!'를 앙코르 무대로 펼쳤다. 이대로 끝내기가 아쉽다며 진짜 마지막 곡으로 '모 아니면 도'를 불렀다. 엔하이픈이 그간 발표한 곡 수가 충분했기에, 본 공연에서 한 번 부른 곡을 앙코르로 선보인 점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틀 동안 오프라인으로 8만 관객을 모은 엔하이픈은 오는 28~29일 태국 방콕, 내달 3~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월드 투어를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