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의혹으로 정년을 앞두고 퇴직했던 전직 송파구청 간부가 구청 산하 기관장 물망에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인사는 지난해 6월 서강석 송파구청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며, 과거 성추행 피해자가 속한 부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등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에 다시 산하 기관장 후보로 지목돼 구청 안팎에선 비판 여론이 거세게 제기됐다.
22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달 송파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고, 지난 12일 면접 심사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2019년 후배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자 정년을 1년 앞두고 급히 퇴직한 바 있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임용 절차는 응시자 중 서류 전형 합격자에 한해 면접 전형을 진행한 뒤 구청장이 임명한다.
송파구청 모 부서 국장으로 재직했던 A씨는 2019년 5월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직원 B씨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다. 당시 해당 내용이 구청에 접수된 즉시 구청 측은 A씨에게 사건 진상을 물은 후 공간 분리 조치 등을 안내했다. 이후 A씨는 '자진 퇴직' 등을 조건으로 합의해 사법 처리를 면했다.
당시 A씨가 사직 의사를 밝힌 직후 구청 측은 곧바로 이를 처리 했다. 이후 구청은 A씨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감사나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또 당시 경찰에 고소·고발 등 수사 의뢰도 되지 않아 사건이 경찰 정식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탓에 결과적으로 A씨는 공단 이사장직 임명의 결격 사유에선 검증을 피하게 됐다.
시설관리공단은 성범죄 전력자의 임원 채용 자체가 금지돼 있다. 송파구 시설관리공단 자격요건에 따르면 공단 정관(임·직원의 결격사유)에 의거해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형 확정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공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A씨는 퇴직 3년 뒤였던 지난해 6월 신임 송파구청장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1차적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A에게 업무보고를 진행한 부서 중엔 피해자가 소속된 부서도 있어 "가·피해자 분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A씨가 공단 이사장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지역 시민단체는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파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성추행 혐의자, 송파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채용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당시 성추행 행위가 의심되는 정황은 뚜렷했지만 감사부서의 조사업무 소홀과 피해 당사자와의 합의 등의 이유로 징계 또는 법령상 처벌을 간신히 피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의혹이 완전히 일소된 것은 아니며 그러한 의혹을 가진 자를 주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 이사장으로 임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단의 설립목적은 경영을 합리화함으로써 지방자치의 발전과 주민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며 "따라서 설립목적에 맞게 경영을 책임져야할 이사장은 전문적 경영지식과 경험이 충분히 검증된 자격과 실력이 인정된 자로 임용하여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27일 송파구청 앞에서 A씨에 대한 임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성추행 전력자를 두 차례나 임용하는 사유에 대해 서 구청장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당사자인 A씨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