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산업부 김수영 기자
[앵커]
그야말로 한치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집값 전망 말인데요.
최근 집값 하락폭이 줄기시작하면서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다', '아니다 계단식 하락이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설 연휴 이후 서울 집값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부동산시장 취재하는 김수영 기자에게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 기자 어서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최근 부동산 지표가 개선되는 모양새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것이 2021년 11월이고, 한국부동산원 기준 주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 지난해 2월입니다. 이후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집값 하락폭이 점점 커졌고, 최근에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을 매주 갈아치우면서 집값이 하락폭이 거세졌거든요.
그런데 집값 급락이 부동산 시장 뿐만 아니라 건설 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고리로 금융권까지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자 정부가 규제 완화책을 쏟아냈습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리 정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고요. 그 영향으로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최근 지표는 어떤가요?
[기자]
한국부동산원 기준 지난주(16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49% 내렸고, 전셋값 역시 0.84% 하락했습니다. 집값은 계속 내리고 있는데, 달라진 점은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달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을 담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고, 이달 초에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국을 규제지역으로 해제했잖아요.
이후 전국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폭을 줄여가고 있고, 특히 서울의 아파트값 하락폭 둔화가 두드러집니다. 전국 아파트값 하락폭은 최근 한 달 간 0.24% 줄었는데 같은 기간동안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0.37%가 줄었습니다.
매수심리도 개선되고 있는데요. 지난주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65.8로 전주(64.8)보다 개선됐습니다. 물론 기준점인 100보다 낮기 때문에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고요. 다만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전주보다는 많아졌다고는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서울 집값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서울 집값에 영향을 줄 변수를 3가지 정보로 꼽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실상 마지막 규제로 꼽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부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신도시·택지지구 등 공공사업 추진 지역이나 개발 예정지, 투기 우려 지역에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정을 하는데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집을 산 뒤 임대를 놓거나 전세가 있는 집을 매수하는 일명 '갭투자'가 불가능합니다.
[앵커]
서울에선 어느 지역들인가요?
[기자]
대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24개 단지와 여의도 아파트지구 및 인근 16개 단지, 목동 택지개발지구 14개 단지 등입니다.
[앵커]
안 그래도 거래 절벽이 심각한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거래부진이 더 심각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강력한 거래 규제 효과로 그동안 타지역보다 집값이 덜 올랐고, 최근에는 금리인상 여파까지 더해져 집값 하락이 더 가파르다'며 살고 있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1년 단위로 지정이 되는데 이달 말부터 서울 내 해당 구역 연장 여부가 순차적으로 결정됩니다.
[앵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구역 지정과 해제 권한을 가진 서울시는 최종 결정 전까지는 신중한 반응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특정 지역만 핀셋으로 해제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달말 첫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여부가 이후 다른 지역의 규제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될 경우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또 다른 포인트는 뭔가요?
[기자]
특례보금자리론입니다. 그동안 주택담보대출때 연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이 적용되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기회를 막는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정부가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달말 출시할 예정입니다.
9억 이하 주택을 사려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누구나 소득제한 없이 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대출한도는 LTV 최대 70%,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80%까지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장에 영향을 줄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의 설명 들어보시죠
"최근에 집값 하락세의 가장 큰 요인 2가지가 DSR로 인한 대출 제한과 고금리고 인한 이자부담인데요. 이번에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이 두 가지의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그런 상품입니다. 따라서 9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들의 거래가 소폭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는 있겠는데, 최근에는 매물이 적체되고 있어서 하락된 매물들이 소진되는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여부와 특례보금자리론의 여파를 눈여겨 봐야할 것 같고요. 마지막 한 가지 포인트는 뭘까요?
[기자]
설 밥상 민심입니다.
[앵커]
설 밥상 민심이요? 정치권에서 주로 관심을 가지는 내용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명절 밥상에 올리면 안 되는 3가지가 정치, 종교, 집값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그만큼 논쟁적이기 때문일텐데, 달리 말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 투자자문센터 우병탁 부동산팀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지표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명절 밥상 민심은 집값 상승기와 하락기 모두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지점입니다. 추가 금리인상 상승폭 제한 전망과 규제 완화 내용은 어느정도 전파가 되었고, 이걸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떤 분위기를 만들지가 관건인데요. 집값 상승기에도 그랬지만 명절 밥상에서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는지가 설 이후 집값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최근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올해 내집마련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3가지 포인트를 포함해 설 이후 시장을 잘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