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온라인 생중계 된 티빙 오리지널 '두발로 티켓팅'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세영 PD, 하정우·주지훈·여진구·민호가 참석해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두발로 티켓팅'은 '여행보내드림(Dream)단'을 구성, 네 멤버가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나 더 많은 청춘들을 여행 보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리고생' 로드트립을 그린다.
SBS 퇴사 후 첫 프로그램 제작인 이세영 PD는 "떨리고 부담감도 있다. 대학생 때 처음 갔던 배낭여행에서 해방감을 느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때문에 이제 막 성인이 된 청춘들에게 그런 기회가 없어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여행 선물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기획했다. 돌발 미션을 잘 해내면 해낼수록 여행 티켓과 선물의 기회가 많아진다. 네 멤버만의 여행이 아니라 청춘들 여행으로 이어지고, 그들이 고생할수록 행복한 사람이 많아진다는 게 차별점"이라고 기획 의도와 '두발로 티켓팅'만의 강점을 짚었다.
그렇다면 이 조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이 PD는 일단 하정우·주지훈에 대해서는 "예능이니까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하정우, 주지훈씨가 사석에서 진짜 재미있다고 하더라. 두 분이 여행도 자주 가셨다고 들어서 섭외했다. 실제로 독특한 자기만의 유머 세계, 정제되지 않은 찰진 표현력이 있더라. 다채로운 여행의 맛을 유쾌하게 표현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민호·여진구를 두고는 "청춘 입장에서는 친구 아닌 사람과 여행을 간다면 누구와 가고 싶을까 생각했는데 '워너비'인 형이나 언니가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침 여진구씨가 연기 롤모델로 하정우씨를 꼽은 기사가 있었고, 그래서 롤모델 형과 가는 여행을 제안했다. 또 청춘은 에너지가 필요하니 빛나는 샤이니의 민호씨를 청춘 대표로 섭외했다. 민호씨는 두루 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하정우와 영화 작업 중인 여진구 역시 "아역부터 성인이 되면 하정우 선배의 영화를 보고 싶었고, 함께 작품을 하는 날이 올까 생각했었다. 예능에서 먼저 만났고 함께 여행을 가는 게 설렜다. 출발하기 전부터 친해지고 싶었는데 귀엽고 소녀 같으면서 다양한 매력이 있다. 요즘 푹 빠졌다"고 부연했다.
하정우는 2021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3천만 원을 선고 받았다. 이에 따라 자숙에 들어갔지만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으로 복귀했다.
그의 출연에는 주지훈과의 친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정우는 "처음에 동생들은 출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주)지훈이가 간다고 하니까 함께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청춘들 데리고 좋은 선물 주는 것 역시 보람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하정우와 여행 메이트라는 주지훈도 "처음에 듣고 (하)정우 형이 고정 예능 출연한 걸 본 적이 없어서 무산되겠다 싶었다. 그 때 저와 영화를 같이 찍을 때인데 '이 기획안 뭐냐. 네 이름 있는데 어쩔 거냐'라고 하더라. 그래서 '저는 형 가시면 하겠다'고 했다. 사실 다 친하긴 한데 나도 고정 예능은 안 해봐서 이끌기가 두려웠는데 형이 있으니까"라고 출연 계기를 알렸다.
첫 예능 프로그램 경험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는 전언이다.
하정우는 "어느 정도 재정비 시간도 있고 여유가 있을 거 같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 붙이는 게 너무 황당했다. 저랑 지훈이가 예능이 처음이니까 더 가혹하게 혼쭐을 내나 싶었다. 트렁크를 길바닥에서 꺼내서 옷을 입는데 너무 추웠다. 처음 3일이 너무 황당해서 사실 기억이 없고 어떻게 나올지 두렵다"고 회상했다.
촬영 현장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소녀'로 지칭하며 남다른 친분을 자랑했다.
하정우는 "몇 년 사이 요리실력이 많이 향상 됐더라. 또 텐션이 많이 올라와서 춤을 많이 추더라"며 "지훈이가 핑크(분홍색)에 상당히 집착하는 부분이 있더라. 레드카펫에서 핑크 정장을 입고 선 적도 있고, 남다른 감성이 있다. 그걸 연구하기 시작했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패션 등이 중학교 소녀 감성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주지훈도 "정우형과는 여행을 장기로 많이 다녔는데 촬영이라 술을 덜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 좋았다. 또 굉장히 마초적인 모습이나 목소리인데 실제로 만나보면 '젠더리스'(성별 구분이 없는 상태) 느낌이 있다. 여행가면 형이 요리나 청소를 섬세하게 하고, 식물도 엄청 키우기 어려운 걸 키운다. 제게서 소녀의 모습을 포착해 낸 걸 보니 본인도 그 안에 소녀가 있구나 싶었다"고 화답했다.
하정우는 "저는 운전 및 심부름 담당이고, 지훈이는 요리 담당이었다. 우리가 안쪽에서 일했다면, 민호와 (여)진구는 바깥에서 일했다. 두 사람의 다른 모습들을 많이 봤다. 제작진과 협상은 민호가 앞장섰고, 여러 지식이 풍부한 진구가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줬다. 두 사람이 우리를 보살폈다"고 했다.
이에 여진구는 "세대 차는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많은 점을 배웠다"고 했고, 하정우·주지훈 확정 소식에 출연을 결심한 민호는 "형들과 하면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 편해야 재밌는 그림이 나오는데 예능이 처음이니까 불편하시면 어쩌지 걱정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고 오히려 몇 번 예능을 한 느낌이었다. 재밌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티빙 오리지널 '두발로 티켓팅'은 오는 20일 첫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