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전국 투어 콘서트로 32년 만에 컴백한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가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40년 만의 비행' 무대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두 사람은,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을 때 설렘과 행복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출연 소감을 묻자, 구창모는 "공연할 때도 마찬가지고 KBS를 통해 방송 무대에서 또 인사드리게 됐는데 항상 첫 번째로 드리는 말씀이 '설렘'이다. 가슴 설렘이, 정말 첫사랑에 빠졌을 때, 여자 만났을 때 설렘의 한 열 배는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팬 여러분, 관객들이 호응해주실 줄 몰랐다"라고 말문을 연 배철수는 "이 40여 년 전 음악에 여러분에게 사랑받을 수 있나 생각을 했는데 놀랄 만큼 호응을 많이 해 주셨다. KBS에서 좋은 기획을 해 주셔서"라며 "제가 볼 땐 KBS에서 큰 실수하는 거 같긴 하다만 내내 행복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달 이상 연주와 노래 연습에 몰두하며 준비했던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구창모는 "여태껏 제 몸에 끼쳤던 소름 중 가장 큰 소름이었다. 그만큼 흥분했다. 첫날 공연 때는 흥분이 200%, 긴장이 200%여서 어떻게 걸어 나가서 배철수씨하고 마주 보고 (노래)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라고 전했다.
배철수는 "무대에 나가려고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 별 오만 가지 생각이 다 스쳐 지나가고 '와, 이거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관객들 반응은 어떨까' 너무 복잡했다. 공연하는 내내 계속 행복했다고 얘기했는데, 시작하기 전에는 40여 년 만에 만나서 하는데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작은 규모의 무대에서 좀 가족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이건 공연장도 너무 크고, 객석을 보니까 너무 넓고… 걱정을 진짜 많이 했다. 그 객석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들을 보면서 꿈을 꾸고 있나 실감이 잘 안 나더라. 작년 하반기 내내 공연하면서 내내 행복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80년대에 청춘 보냈고 지금은 가정에 충실히 하느라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된 게 아닐까 해서 (그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기획 의도다. 40년 만의 만남이 두 분에게도 값진 일이지만 선생님 음악을 즐겨듣고 기다려온 팬들에게도 굉장한 의미다. 송골매 팬들에게 가장 감동적인 모먼트를 선물해주리라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2시간여 펼쳐지는 이번 콘서트의 강점은 역시 '음악'이다. 배철수는 이번 공연을 보러 온 20~30대인 지인들이 '예전 음악 같지 않다'라고 한 일화를 전하며 "송골매 음악이 그렇게 힙하게 들렸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보시면 깜짝 놀랄 거다. '내가 송골매 음악을 이렇게 많이 아나?' '송골매 음악이 이렇게 좋았나?' 하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배철수는 또한 송골매가 '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의해서 봤으면 하는 게 있다. 송골매는 밴드다. 가수가 아니다. 보통 가수들이 와서 노래하면 그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노래하는 사람들에게만 집중된다. 이번에는 밴드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악기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밴드 음악의 진수를 한번 맛보시길"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구창모는 "많은 세대가 (이번 공연에) 오신 것 같은데 전부 즐거워하시고 너무 좋았다고 평가해 주시니까 그런 것들이 저희한테 주는 감동이 굉장히 컸다"라며 "저희 밴드 음악뿐 아니라 모든 장르 음악이 더 활성화되고 여러분에게 다가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반면 구창모는 "제가 배철수씨가 이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얘기하는 게 있다. 이제 좀 (세상을) 살았는데 살아보니까 인생과 세상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가능성을 남겼다.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40년 만의 비행'은 설 연휴인 오는 21일 밤 9시 20분에 KBS 2TV에서 방송한다.